언택트 채용 확산...AI·화상면접 익숙해져라

정보 부족·기술적 부분에 고충
취준생들 비대면 면접 큰 부담
잡코리아 등 다양한 특강 통해
새로운 선발방식에 대비 필요

서울 서초구 이스트소프트에서 이 회사 직원들이 화상 면접을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제 태도와 자세 등도 평가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도 잘 모르겠어요.”

13일 취업준비생들과 기업 인사담당자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채용 트렌드가 언택트로 변화하면서 기존 임직원과의 대면 면접보다 AI 면접과 화상면접 등에 익숙하지 않다는 취업준비생들의 고충이 늘고 있다.

실제로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1,683명을 대상으로 ‘언택트 면접에 부담을 느끼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57.4%가 ‘부담을 느낀다’고 밝혔다. 부담을 느끼는 언택트 면접은 ‘AI와 화상 면접 모두’라는 답변이 71.5%로 대다수였다. 언택트 면접에 부담을 느끼는 이유는 절반 이상(59.5%·복수응답)이 ‘어떻게 준비해야할 지 몰라서’를 들어 꼽았다. 다음으로 ‘관련 정보가 부족해서’(45.3%), ‘카메라에 비춰지는 모습이 걱정돼서’(40.7%), ‘면접관의 뉘앙스 파악 등이 어려울 것 같아서’(35%), ‘평가 기준이 모호해서’(32.4%), ‘웹캠 등 장비 마련이 부담스러워서’(31.1%), ‘연결 단절 등의 이슈가 걱정돼서’(23%)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도입된 채용 방식에 대한 정보 부족과 장비 연결 등 기술적 부분에 대한 부담이 큰 것이다.


이에 언택트 채용 대비를 준비해주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잡코리아는 ‘취업특강’을 론칭하고 취업 관련 온라인 강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잡코리아는 직무 중심의 블라인드 채용, AI 기반의 언택트 채용 등 다변화되는 채용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힘든 취준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채용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강의를 내놨다. 이번에 론칭한 잡코리아 취업특강에는 AI 면접 등 새롭게 도입된 채용 방식에 대한 특강이 강화됐다. 진학사가 운영하는 캐치카페에는 AI 면접체험룸이 운영되고 있다. 신촌점이 대표적이다. 김준석 진학사 캐치카페 본부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면접인 AI면접과 화상면접 등이 채용 전형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일부 구직자들에게는 이러한 방식이 큰 고민으로 다가오고 있다”며 “캐치카페에서는 취준생들의 고충을 고려해 언택트 면접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점점 더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인택트’ 면접이라는 새로운 채용 방식도 도입됐다. 인택트는 ‘상호적인(interactive)’과 ‘비대면(untact)’을 합친 말이다. 현재 대부분의 언택트 면접이 일대일 방식이지만 SK 텔레콤은 여러 명이 동시 참여할 수 있는 영상통화 솔루션을 자체 개발해 면접에 활용했다. 통상 일반 면접에서 진행되는 상호토론 면접이 언택트 채용에도 고스란히 진행되는 셈이다. SK텔레콤의 인택트 면접의 경우 4인 1조로 묶인 지원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시간 토론 등을 벌였고 면접관들이 이를 꼼꼼하게 체크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면 면접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면접 대상자들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대면 면접과 거의 유사한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용문이 좁아진데 더해 산발적으로 뜨는 수시채용 공고를 준비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취업포털 사람인에서 기업 42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전체 기업의 80% 가까이가 올해에는 수시 채용만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보다 약 4배 가까운 수치다. 코로나 19로 인해 대규모 채용을 위한 필기전형이나 면접전형을 진행하기에는 큰 위험 부담이 있어서다. 취업준비생 입장으로서는 취업문이 좁아진데 더해 산발적으로 나오는 채용 공고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셈이다.

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하반기에도 채용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잡코리아가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315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시장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기업 인사담당자 중 ‘상반기에 비해 회복될 것’이라 예상하는 응답자가 41.5%로 가장 많았다. 반면 중견기업(47.1%) 및 중소기업(45.6%) 인사담당자 중에서는 ‘침체될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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