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통일부 장관.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북한 지역 개별관광을 교착 상태의 남북관계를 풀 ‘창의적 해법’으로 제시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남북 철도 복원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도 내비쳤다. 15일 광복 75주년을 맞은 데 대해서는 “남북이 교류하고 다시 통일이 돼야 진정한 광복”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장관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 개별관광 허용 등 남북교류 재개를 위한 연속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남북관계 복원 계획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강병원·김영호·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부겸 민주당 당 대표 후보,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손에 잡힐 듯 다가왔던 한반도 평화의 시간이 멈춰 서 있다”며 “남북 간에는 침묵과 냉담이 흐르고 복잡한 국제정세와 제약들도 존재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난 70여년 남북의 역사가 말해주듯 변화를 마냥 기다리고 상황에 내맡기는듯한 태도로는 결코 남북관계의 미래를 열 수 없다”며 “북한지역 개별관광은 남북 교착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새로운 ‘협력공간’이자 금강산 관광 문제를 풀고자 하는 ‘창의적 해법’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어 “거창하거나 특별한 것이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국민들처럼 우리 국민들도 관광을 목적으로 북녘 땅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며 “분단된 남과 북의 ‘사람’과 ‘사람’이 오고 간다면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약동하게 되고 이것은 그 자체로 세계에 발신하는 한반도 평화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부적으로는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에서 시작해 육로로 갈 수 있는 개성·금강산 관광, 제3국을 통한 관광, 외국인의 남북 연계관광 등 대상과 지역도 점차 넓혀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개별관광이 지속되고 경험이 축적되면 자연스럽게 남북이 더 쉽고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토대와 기반도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31일 강원 고성 제진역을 방문한 사실을 거론하며 “동해선 최북단 기차역에는 ‘금강산 방면’이라는 표지와 북측의 ‘감호역’으로 연결된 선로가 평화의 시간이 도래하길 기다리고 있다”며 “남북의 철도와 도로가 복원된다면 남쪽에서 출발한 열차가 우리 젊은이들을 태우고 평양, 신의주, 금강산, 원산을 넘어 만주, 시베리아, 유럽까지도 평화와 공존, 번영의 꿈을 실어 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은 지역적 한계와 고립을 넘어 문화적 상상력과 가능성으로 더 큰 세계와 만날 것”이라며 “긴장과 단절의 공간이었던 접경지역도 경제가 숨통을 트고 새로운 활력이 시작될 것이고 마침내 남과 북 모두에게 유익을 주는 평화경제의 실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장관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상황을 살펴야 하겠지만 하루빨리 북측과 개별관광에 대한 대화와 협력을 시작하길 희망한다”며 “정부는 실현 가능한 모든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북한 지역을 관광할 수 있도록 제반 사항들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5일 광복 75주년에 대해서는 “독립선열들이 가슴 벅차게 꿈꾸었던 해방된 조국은 외세와 냉전에 의해 둘로 나뉘어 있다”며 “남북 간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롭게 오고 가며 다시 하나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광복의 순간이고 우리 민족에게 남은 숙명이자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면한 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북녘 땅을 밟지도 못하는 지금의 분단 상황을 더 이상 고착시킬 수 없다는 확고한 의지가 우리에게는 있다”며 “때가 되면, 아니 ‘때’를 만들어서라도 남과 북이 교류하고 협력하는 미래로 확실한 한 걸음을 옮겨 놓겠다”고 다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