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강자만 웃었다…유통업계 희비 갈린 실적 발표




2·4분기 실적 발표 시즌, 유통업계 전통적인 맞수의 희비가 갈린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펜데믹이 포트폴리오의 차이를 극대화 한 결과다. 시장 점유율 1위인 기업이더라도 무리한 확장, 오프라인 위주 운영 등 고정비 지출 비중이 컸던 강자들은 온라인 몰 등 그간 ‘마이너’ 영역으로 치부됐던 사업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

◇아모레와 LG생건=국내 뷰티시장의 절대 강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대표적 사례다. 물론 브랜드 인지도 등 다방면 측면에선 여전히 아모레퍼시픽이 우위이지만 영업이익률 등 질적의 성장은 코로나19 정국에서 LG생활건강이 압도적이다. 아모레는 2·4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LG생활건강은 61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나갔다. 차이는 포트폴리오 상 오프라인 비중이다. 결국 아모레는 중국 내에서 610여 개에 달하던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등 오프라인 매장이 올해 400개 후반 수준까지 대폭 감축된다. 임대료 등 고정비 지출이 큰 오프라인 위주의 중국 시장 공략에서 힘을 빼고 온라인에 방점을 둔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작년 말 대비 ‘100개+α’ 줄이기로 확정했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최대 90개 수준의 매장을 철수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며 사업성이 악화되는 중국 내 오프라인 매장을 한가롭게 방치할수 없다는 우려가 작용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는 중국 진출 전략이 고가 브랜드가 아닌 이니스프리를 앞세운 중저가 브랜드였고 채널 포트폴리오도 오프라인 비중을 높였다”며 “점차 중국의 중저가 브랜드들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고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악화되면서 중국에서 이니스프리가 고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608개에 달했지만 올해 2·4분기 기준 570여개 수준으로 줄였고 추가 감축을 통해 올해 말까지 400개 후반까지 줄인다는 계획이다.


직접 비교에 큰 의미가 없는 이야기지만 아모레 서경배 회장 상반기 보수는 감축을 선언한 이후 8억 1,600만원,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는 24억 7,600만원을 받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실적 차이를 가늠케 했다.


◇삼성물산과 LF=삼성물산과 LF도 마찬가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빈폴 등 값비싼 브랜드를 앞세운 정통 프리미엄 전략을, LF는 LF몰을 운영하며 사실상 패션기업 보다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했고 이는 실적 차이로 이어졌다. LF의 2·4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10% 준 4,22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4.3%는 33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매출은 2·4분기 3,770억원으로 9% 감소했고 특히 영업이익은 -90%(10억원)을 기록했다.

LF가 코로나19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LF몰 때문이다. LF는 패션만 놓고 보면 매출이 18.9% 감소했다. 하지만 이를 LF 등 온라인 부문에서 성과를 내면서 극복했다. 코로나19로 패션업체 실적이 크게 무너진 것을 보면 사업다각화에 선도적으로 뛰어들었던 LF만 살아남은 셈이다.

◇CJ와 오뚜기=코로나19로 식품 사재기 열풍이 불면서 식품업계의 실적은 대부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초대박’ 어닝서프라이지를 기록한 기업이 있는 반면 ‘플러스’ 성장을 하고도 실적이 초라해지는 기업이 있었다. 이는 국내 매출 의존도 차이다. CJ제일제당은 2·4분기 매출 3조 3,608억, 영업이익 3,0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 증가율은 120%에 달한다. 실적 상승을 견인한 것 해외 시장이다. 미국 슈완스 등을 인수하며 해외 진출에 드라이브를 건 CJ제일제당은 국내 식품부문 성장률이 2% 성장하는 데 반해 해외 매출 증가율은 26%까지 올라가며 재미를 봤다. 오리온도 중국 실적이 두배 이상 훌쩍 뛰며 매출 75.8%, 영업익 35.8% 증가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이 더 큰 기업으로 유명하다.

반면 오뚜기는 아쉽다. 오뚜기는 해외 비중이 10%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에선 ‘갓뚜기’지만 해외에선 ‘갓뚜기’가 안통한다. 이에 오뚜기는 상반기 매출이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인구 증가율 둔화 등으로 성장성이 떨어진다”며 “코로나 정국에서 해외 매출 비중을 늘렸던 기업들의 실적 증가율이 월등했다”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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