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배터리·게임, 100만원 돌파 경쟁 ‘점입가경'

삼바·LG화학·엔씨, 누가 먼저 황제주 등극할까
코스피 주도주 노릇할 섹터... 목표가 상향 잇달아
국내 증시 과열 조짐... 일각에선 고평가 우려도 나와

국내 증시의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바이오·2차전지·게임섹터의 대장주 중 누가 먼저 ‘주가 100만원’ 고지에 올라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엔씨소프트(036570)의 목표주가를 10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고 LG화학(051910)도 10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2.44%(2만원) 내린 80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LG화학도 전날보다 5.02%(3만7,000원) 빠진 70만원, 엔씨소프트는 2.79%(2만5,000원) 하락한 87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조정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들 종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최근 6개월 사이 몸값이 크게 뛰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LG화학은 120.47% 상승하며 몸값을 2배 이상 높였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엔씨소프트도 각각 84.48%, 61.18%씩 올랐다.

"삼바·엔씨 주가 100만원 찍는다"... LG화학, 93만원 나와



증권업계는 이들의 ‘황제주’(한 주당 가격이 100만원 이상인 종목) 등극을 점치고 있다. 코로나19로 각국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푼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 바이오·게임·2차전지 등 성장성이 기대되는 섹터에 돈이 몰린 영향이다.

가령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87만원에서 95만원으로 높였다. 삼성증권은 85만원에서 100만원 올렸고, 유안타증권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로 108만원을 제시했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증설을 통해 총 62만ℓ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설비를 보유한 글로벌 최대 CMO 기업의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LG화학 역시 주가가 100만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LG화학의 목표주가로 93만원을 제시해 기존보다 33% 상향하기도 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1·4분기부터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출하량 1위로 등극했다”며 “올해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외형 성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에 이익 성장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상향 배경을 설명했다. 이달 LG화학 주가는 30.45% 단기 급등하며 단숨에 50만원대에서 70만원대까지 올라갔지만,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상승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사진제공=LG화학
언택트 훈풍에 올라탄 엔씨소프트는 일찌감치 100만원을 웃도는 목표가가 나왔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휴면계정이 활성화하는 등 게임업체에 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조성된 영향이 컸다. 지난 6월 초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으로 100만원을 제시한 후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부분의 증권사가 엔씨소프트가 100만원 이상으로 솟아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최진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 2·4분기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 시리즈의 매출 부진으로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다”면서도 “하반기 신작 출시와 대규모 게임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어 2·4분기를 저점으로 다시 성장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넘치는 유동성에 증시 과열 양상... 고평가 지적도 나와


/이미지투데이

다만 최근 국내 증시가 과열 양상을 빚으면서 고평가 논란도 여전하다. 코로나19 신약·개발에 뛰어든 다수의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CMO 업체와 선제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성장 흐름을 탄 것을 부정할 수 없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매출이 8배 이상 큰 스위스 제약기업 론자와 시가총액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서 낙관이 지나치다는 우려도 나온다. 엔씨소프트의 경우에도 지난 7월6일 장중 상장 후 최고가(99만7,000원)를 기록하며 100만원 고지에 바짝 다가섰지만 이후 주가가 내림세를 타며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낙관적인 전망과 달리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선 이들 종목에 대해 보수적인 투자 의견을 내비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보고서를 통해 LG화학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춰 잡은 것이 대표적이다. 모건스탠리는 다른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삼성SDI(비중확대→비중축소)·SK이노베이션(중립→비중축소)의 투자의견도 동시에 하향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가 경쟁자로 부상함에 따라 2차전지 업체의 마진율 개선을 가로막을 개연성이 있지만, 금융 시장에서 이런 위험이 간과되고 있다”며 “더 매력적인 가격이 됐을 때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