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이번엔 팔리나…창동역사, 스토킹호스 방식 매각 추진

주관사 삼일회계 내달21일 입찰
SPC 창동디오트와 조건부 계약
1,000억대 제시...매각가능성 높아

개발사업이 10년 이상 장기 표류하면서 지역 내 흉물로 전락한 창동민자역사 공사 현장. /서울경제DB

10년째 공사가 중단돼 흉물로 남아 있는 서울 도봉구 창동민자역사의 새 주인 찾기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기업과 개발업체 등 다양한 곳에서 인수를 시도했지만 금액 차로 번번이 실패했던 창동역사 사업이 이번에는 재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창동역사㈜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창동역사디오트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인수자를 찾고 있다. 스토킹호스는 예비 인수자와 먼저 수의계약을 맺은 뒤 공개입찰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인수자를 찾는 방식이다. 다른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예비 인수자가 우선협상자격을 갖게 된다.

특수목적법인(SPC)인 창동역사디오트는 동대문에서 13층 규모 패션도매상가를 운영하는 디오트와 기타 투자자 등으로 구성됐다. 인수 희망 가격은 1,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회계법인은 오는 21일까지 인수 의향서를 받고 24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한다. 본입찰은 9월21일이다. 디오트 측은 창동역사를 인수한 후 강북권 거점 상업시설로 개발할 계획이다.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오트의 인수 의지가 크고 제시 금액도 우선변제채권액 900억원을 웃돌아 인수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동역사 개발사업은 창동역사를 재개발해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8만7,025㎡ 규모의 복합쇼핑몰을 짓는 사업이었다. 지난 2004년 2월 건축허가를 받고 2007년 12월 본공사가 시작됐지만 2010년 11월 공정률 27.57%에서 공사가 멈췄다. 사업 주관사가 연대지급보증을 잘못 서 부도를 내 시공사인 효성건설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됐다. 당시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도 불거졌다.

새 주인 찾기 작업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8년 1월 첫 회생절차 개시 당시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우협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인수가(570억원)가 우선변제채권액보다 낮아 불발됐다. 이후 지난해 11월 말 다시 회생절차를 시작해 올해 2월 부동산개발업체인 아시아디벨로퍼·부국증권 컨소시엄이 우협으로 선정됐지만 실사 이후 포기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창동역 환승주차장 부지에 2023년을 목표로 ‘창동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 조성에 돌입한 점, 창동역사를 장기 방치 건축물 정비사업 최우선 해결 과제로 점찍은 점 등에서 인수자에 각종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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