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여야대표 회동 불발...통합당 "대화마저 강매"

靑 "21일 만남 제안...통합당 거절"
통합당 "빈말로 던져놓고 떠넘겨"
靑 "文 대화 제안은 언제든 열려있다"

문재인 대통령/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대표 회담을 추진하려 했으나 미래통합당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청와대가 17일 밝혔다. 하지만 통합당은 청와대에서 회담을 공식 제안한 바가 없다며 “대화마저 강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이날 “13일 제가 신임 정무수석으로서 김종인 통합당 비대위원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재차 대통령의 당 대표 초청 의사를 밝혔다”며 “그러나 통합당은 어제 21일로 제안했던 일정이 불가함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국회와 소통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에 따라 실무협의를 이어왔으나 통합당이 거절하며 최종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는 ‘분기에 한 차례 개최한다’는 합의에 따라 8월로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018년도에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합의를 하고 오랫동안 진행이 안 됐었다”면서 “올 2월과 5월에 정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대통령께서 만나서 각각 대화를 한 바 있고, 3개월에 한 번씩 한다는 합의에 따라 8월에 할 것을 제안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8월 회동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집중호우 대책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책 혼선 등으로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이 추락하는 가운데 정기국회에서의 협치를 당부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최 수석은 “이번 8월에 당 대표를 초청해 국정 전반에 대해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8월 회동의 불발 원인으로 통합당이 지목되자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빈말로 지나가듯 언저리에 던져놓고 마치 저희가 거부해서 성사가 안 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21대 국회 들어 법제사법위원장 강탈, 의회 독식 등 청와대 하고 싶은 대로 다하더니 이제 와서 돌변해 ‘회담하자’고 팔을 비튼다”며 “국면 전환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 하면 저희는 따를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앞선 현시점에서 회동을 갖는 것이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여야 대표와의 만남을 재추진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최 수석은 “문 대통령의 여야 정당 대표 대화 제안은 언제든 열려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수해, 경제위기 등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정치권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허세민·김혜린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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