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비정상” 어렵게 꺼낸 소신 발언, 3시간 만에 “보수 프레임”

조응천 “말로는 민생, 몸은 과거사·검찰” 자당 비판
“주류 유튜브 못 나가서 안달” 與 최고위 후보 저격
신동근, 3시간 만에 반박글 올려 “보수세력 프레임”
“‘말로만 민생’식 프레임 내부에서 작동하지 말아야”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당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금 이 순 간도 쓸까 말까 주저하고 있다. ‘내부총질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같은 이야기들이 귓전에 맴돈다”며 조심스럽게 비전 없는 전당대회를 비판했지만 최고위원 후보인 신동근 의원은 3시간 만에 “보수의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조 의원은 17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 당 전당대회를 돌아보자. 분명 비정상”이라며 “3무 전당대회다. ‘관심’이 없고 ‘논쟁’이 없고 ‘비전’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내가 대표가 되면 민주당을 이렇게 이끌 것이고, 내가 최고위원이 되면 당은 저렇게 달라질 것이다’라고 하시는 분 찾아보기가 힘든다. 청와대와의 수평적 관계설정에 대해서도 언급하시는 분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지금의 여당을 두고 “언제부턴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 국정 철학의 주요한 축인 ‘평등’과 ‘공정’ 그리고 ‘정의’의 가치는 언제부턴가 우리에게 거꾸로 되돌아오기 시작했다”며 작심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러한 비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금 이 순 간도 쓸까 말까 주저하고 있다. ‘내부총질해서 누구 좋은 일 시키려고’ 같은 이야기들이 귓전에 맴돈다”고 했다. 그러면서 “누구 탓 할 일 없다. 저부터가 문제”라며 “‘부동산 때문에 당청 지지율이 급락한다’는 보도가 많다. 시일이 지나면 집값이 정상화될 것이란 주장도 있으나 이유불문하고 집권여당의 국토위 간사로서, 제5 정조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가 지난 7일 전북도의회에서 간담회를 갖고있다. /연합뉴스

조 의원이 SNS에 글을 게재한 것은 이날 오전 11시께였다. 3시간 후인 오후 2시께 신 의원은 ‘조응천 의원에게’라는 이름으로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가 ‘관심’, ‘논쟁’, ‘비전’이 없는 ‘3무 전당대회’라는 지적에 대해 최고위원 출마자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당 내부에서 조 의원처럼 문제제기를 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 의원은 “그런데 ‘언제부턴가 말로는 민생을 외치면서 몸은 과거사와 검찰에 집중하고 있었다’라는 인식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정부여당은 단지 민생을 말로만 외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민생 관련 정책을 추진해 왔다. 최근에 통과한 임대차보호3법이 민생과 관련된 것”이라며 “부동산정책, 일자리와 실업대책, 재정정책, 코로나 방역과 경제위기 대응 등 이 모든 게 민생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검찰 개혁 역시 최우선 과제라고 꼽았다. 신 의원은 “검찰 개혁은 해묵은 개혁과제이고, 촛불 혁명이 요구했던 최우선순위의 개혁과제”라며 “빨리 검찰개혁을 마무리짓고 언론개혁, 경제민주화로 추진 과제를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말로만 민생을 말하지 엉뚱한 일을 하고 있다’는 식의 프레임이 절대 우리 내부에서 작동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게 대표적인 보수세력의 프레임”이라고 당부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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