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공포가 다시 엄습한 18일 코스피지수가 전거래일보다 59.25포인트(2.46%) 급락한 2,348.24를 기록하며 2,400선 밑으로 추락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V’자 반등을 노리는 국내 경제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고개를 숙인 채 업무를 보고 있다. /성형주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고용취약 계층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될 경우 전체 취업자 3명 중 1명은 단축근무나 휴직 등으로 전환돼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재확산 공포로 코스피지수는 2,400선마저 붕괴됐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일자리에서 비(非)필수, 비(非)재택근무, 고(高)대면접촉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2%, 74%, 55%다.
특히 단기적으로 실직위험에 크게 노출된 비필수·비재택근무 일자리 비중은 35%로 집계됐다. 전체 취업자 3명 중 1명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봉쇄조치가 강화되면 일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는 설명이다. 재택근무를 할 수 없어도 반드시 필요한 의사와 달리 필수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매장 직원들은 고용상태가 더욱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이날 재확산 사태는 상승세를 타던 국내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46%(59.25포인트) 내린 2,348.24로 장을 마치며 5거래일 만에 2,400선 밑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낙폭은 지난 6월15일(-4.76%) 이후 최근 두달간 가장 컸다. 코스닥지수는 장중 4.8% 급락하며 지난달 27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8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장 막판에 소폭 회복하면서 4.17%(34.81포인트) 내린 800.22로 마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으로 살아나고 있던 경기회복 기대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개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273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찾은 시민들이 실업급여 설명을 듣고 있다./성형주기자
한은 보고서는 재택근무를 할 수 없으면서도 사람과의 접촉도가 높은 비재택근무·고대면접촉 일자리 역시 장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비재택근무·고대면접촉 일자리의 비중은 전체 취업자의 46%로 이들은 대면 접촉도가 높아 감염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감염위험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이전 고용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이 저소득·저학력 등 취약 계층에 집중되면서 소득분배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소득, 저학력, 청년, 여성, 임시·일용직, 자영업자, 고용보험 미가입자 등 고용취약 계층으로 분류되는 집단에서 고용 취약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고졸 이하 저학력자가 비필수·비재택·고대면 일자리에 종사할 가능성은 대졸 이상 고학력자에 비해 7~24%포인트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취약계층일수록 감염병 위험에 노출된 일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된 올해 3~6월 취업자 수 감소 대부분이 취약 일자리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6월 취업자 수 감소에 대한 비필수·비재택·고대면 일자리의 기여율은 각각 106%, 77%, 107% 수준을 기록했다. 비필수 일자리의 감소 기여율이 106%라면 취업자가 100명 줄었을 때 비필수 일자리가 106명 감축됐고 필수 일자리가 6명 늘었다는 의미다.
일시휴직자 수 증가에도 영향을 줬다. 비재택근무와 고대면접촉 일자리의 일시휴직자 수 증가 기여율은 각각 83%, 75%로 높게 나타났다. 오삼일 한은 과장은 “취약 계층에서 고용취약성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고용상황 악화가 소득분배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고용회복 과정에서 비재택근무·고대면접촉 일자리 고용 부진이 이어져 산업별·직업별 고용 재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조지원·박경훈 기자 j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