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연합 '한진칼 워런트' 확보...조원태, 백기사 찾는다

3자연합, 워런트 120만주 매수
권리행사땐 지분율 최대 6%P 앞서
내년 주총서 이사진 확보 나설듯
조원태 회장, 경영권 방어에 사활
대한항공 알짜 사업부 매각조건
우호세력 추가 편입할 가능성도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이 대한항공(003490)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도 3자 연합의 공격적 지분확보의 이유 중 하나다. 대한항공이 실적 개선에 성공한 만큼 한진칼의 주가도 상승 여력이 있어 투자 가치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4분기 화물사업 호조 등의 영향으로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6,9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화물운임 상승 등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한진칼의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백기사’를 찾아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회장은 현재 미국 델타항공과 GS칼텍스·한일시멘트 등과 손을 잡고 우호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최근 지분을 모두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편에 섰던 국민연금도 7%대의 지분율에서 3월 2.9%까지 낮추는 등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소수 지분이라도 3자 연합과의 격차를 줄여줄 백기사를 확보하거나 기존의 우군이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대한항공의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는 대신 인수자가 한진칼의 지분을 사들여 우호세력으로 편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KCGI가 “알짜 사업부에 대한 인수 우선권 제공을 통해 현 경영진 측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한 것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진칼 관계자는 “아직 내년 3월 주총 등과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달 16일과 이달 14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4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조 회장은 이를 활용해 상속세를 납부하고 진에어의 유상증자에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상속세 600억원을 5년간 분납할 계획이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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