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에 밀린 SK하이닉스 시총 3위로 털썩…왜?

SK하이닉스 53.3조·삼바 53.5조…4,000억원 差
NAVER도 51.8조로 턱밑 추격 중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美 화웨이 제재 영향

이달 19일 기준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 추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우선주 제외)에 올랐다. 연초만 해도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 격차는 40조원에 달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계기로 바이오 섹터에 자금이 몰리고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서 시총 상위권의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20일 오전 9시 55분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SK하이닉스를 제압하고 코스피 시장 2위 자리를 차지했다. 같은 시각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9% 증가한 81만3,000원, SK하이닉스는 2.27% 빠진 7만3,300원을 가리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7거래 연속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연초 69조원에 육박했던 시총이 이날 53조3,62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연초 28조원에서 53조7,921원으로 불어나면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시총 2위 주인공이 교체됐다. 시총 4위인 NAVER(035420)도 SK하이닉스의 3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NAVER는 이날 0.16% 올라 시총이 51조8,25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처음 시총 2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11월이다. 당시 반도체 신 르네상스를 맞은 SK하이닉스는 그해 4월 시총 3위에 오른 뒤 약 6개월여 뒤 현대차를 제치고 2위까지 가파르게 뛰어올랐다. 시총 4위인 NAVER도 SK하이닉스의 3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NAVER는 이날 0.16% 올라 시총이 51조8,25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조정의 주된 배경은 하반기 실적 우려 확대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5,493억원으로 6월 말(1조8,596억원)과 견줘 16.7% 하락했다. 최근 유진투자증권(10만5,000원→9만8,000원), 하나금융투자(11만4,000원→10만원) 등 증권사도 목표가를 내렸다.

D램 등의 과잉공급, 고객사의 높은 재고 수준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꺾인 가운데 이번 주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안이 발표되며 SK하이닉스에 악재가 더해졌다. 화웨이가 고사할 경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을 빼앗아오며 부진을 벌충할 수 있지만 순수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 삼성전자와 온도 차가 발생하는 이유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 약세는 예상했지만 업황 하락의 깊이가 예상보다 커질 리스크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코스피를 주도할 성장주로 거론되며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주 제4공장 증설 계획 발표를 계기로 주가 반등에 성공하며 주가가 연초(42만2,000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공장 증설은 의약품 위탁생산(CMO) 업황과 수주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라며 “목표가를 100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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