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진 전 국회의원/연합뉴스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차명진 전 국회의원이 “왜 나는 이렇게 하는 일마다 꼬이지”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차 전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내를 향해 미안한 마음을 담은 글을 올려 “여보, 미안하오. 인생 마무리기에 접어들었으면 이제 조심도 해야 하건만 왜 나는 앞만 보고 달리다 매번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지는 걸까?”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차 전 의원은 “이렇게 좌충우돌, 물가에 어린 애 같은 서방 데리고 살려니 마음고생 많지?”라고도 썼다.
차 전 의원은 이어 “아침부터 수많은 기사에서 차명진, 쌤통이다, 잘 걸렸다, 글로 도배를 한 거 보고 당신 마음이 얼마나 찢어졌을까”라고 거듭 미안함을 전했다.
아울러 차 전 의원은 “우리 서방은 이미 괴물이 된 지 한참인데 아직도 욕먹을 일이 많이 남았네 하는 당신 우스갯 소리 듣고 나는 왜 웃음 대신 눈물이 나왔냐”라면서 “도대체 우리 편이라는 사람들은 이 난국에 다 어디 갔냐”고 적었다.
차 전 의원은 또한 “내가 25년 몸담았던 미통당에서 대놓고 그 사람은 이미 우리 당 아니다 소리 하는 거 보고 당신이 무슨 생각 했을까”라고 서운한 심경도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 “여보, 일단 건강 잘 챙길께요. 그리고 이번에 나가면 방향은 안 바꾸되 속도는 쫌 조절하겠다”며 “앞으로 당신 놀래키지 않을게요”라고 했다.
19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차 전 의원은 지난 18일 주소지 인근인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후 이날 새벽 4시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차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8월 들어 여러가지 사정으로 사랑제일교회에 나가지 않았다”면서 “15일 광화문 집회에서는 연단에 서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차 전 의원은 “그날 애국시민의 한 사람으로 광화문 집회에 가게 되었고, 그날 오전 12시반에 동화면세점 앞에 도착해 10분 정도 연단앞 텐트를 찾아가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고 상황을 전한 뒤 “그리고 자리를 떠서 경복궁 앞 돼지 두루치기 식당에서 제가 모르는 여러 사람들과 식사를 했다”고 했다.
차 전 의원은 이어 “그날 저와 행진이나 식당에서 마주치고 인사를 나눈 분들이 계시면 보건소에 가셔서 검사받으시길 권고 드린다”면서 “저도 제가 자발적으로 조사받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 전 의원은 “저는 청평에 갓이사를 왔기 때문에 동네에서 주변 사람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면서 “16일날 생활용품 가게에 딱 한 번 갔고, 18일에는 사무실 이사 때문에 부천 부동산에 계약서 쓰러 갔다 왔다”고 전했다.
차 전 의원은 덧붙여 “가급적이면 사람 안만나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 도중에 누구를 만나지 않았다”며 “보건소에서 구급차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차 의원은 자신의 확진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경위 의문을 제기하면서 “어떻게 기자들이 저와 거의 동시에 알고 전화를 한 거죠, 누가 가르쳐 주었을까요”라면서 “그리고 저한테 병원에서 다시 검사받으라는 분들이 계신데 죄송하지만 저는 우리나라 질병본부를 믿는다”고 썼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