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집단감염의 ‘슈퍼 전파지’ 우려를 낳고있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담임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교회 측은 정부가 교인과 집회 참가자를 상대로 무한대로 검사를 강요해 확진자 수를 늘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는 20일 발표한 ‘대국민 입장문’을 통해 “확진자 숫자가 아닌 확진자 비율을 밝혀야 한다”면서 “정부가 발표하는 확진자 수에는 명백한 허점이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정부는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참여단체, 참여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무한대로 검사를 강요하여 확진자 수를 확대해가고 있다”면서 “방역당국 지침상 접촉자가 아닌 국민들을 상대로 무한대로 명단 제출 강요, 검사 강요, 격리 강요를 하는 행위는 직권남용이며 불법 감금”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무증상인 사람들도 검사를 받게 할 경우 모수가 늘어 확진자수가 많아지기 마련”이라고 지적한 뒤 “정부는 현재 기준 검사수와 확진자수에 관해 각각의 비율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목사와 교회 측은 또한 “정부는 교회에 수년간 나간적이 없다는 사람들에게도 강제검사, 강제자가격리 대상자인 것처럼 무차별적으로 문자를 보내고 검사를 강요해 그들 중 확진자가 나오면 모두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라고 발표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좁은 인맥상 전국의 모든 확진자는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전부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라고 말해도 된다는 의미”라고도 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연합뉴스
아울러 이들은 교회 관련 확진자라고 발표한 모든 확진자의 이동경로와 접촉시기 등을 교회에 공개해달라고 주장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지난 18일 음압병실을 운영하는 서울의료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전 목사는 하루 만에 평소 앓고 있던 기저질환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확진 판정을 받고도 마스크를 내려쓰고 웃으며 통화하는 모습으로 구급차에 오르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당시 전 목사는 발열, 두통 등 코로나19 증상은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목사가 앓는 기저질환은 지난 4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 보석 석방을 호소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당시 전 목사 측은 “피고인은 지병인 ‘후조인대골화증’ 때문에 두개골과 연결된 경추를 금속지지대로 지탱한 상태로,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급사 위험성이 상당히 높다”면서 “이 병은 당뇨와 신장 기능 부진으로 인한 것이라 체계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전 목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 이틀 전인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에서 “나는 열도 안 오른다. 병에 대한 증상이 전혀 없다. 그런데 전광훈 목사를 격리 대상으로 정했다고 (구청이) 통보를 했다”고 말했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방역당국으로부터 고발 당한 전 목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전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방역 당국과 협의해 일정을 조율하며 수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전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9일 낮 12시 기준으로 623명으로 집계됐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