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대유행 속 유한양행(000100)이 5,000억원 대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최근 2년간 5건의 기술수출을 진행했다. 꾸준히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유한양행은 미국 프로세사 파머수티컬과 기능성 위장관 질환 신약 ‘YH12852’의 권리를 이전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총계약 규모는 최대 4억1,050만달러(약 5,000억원)이다. 유한양행은 반환할 의무가 없는 계약금 200만달러(약 24억원)를 프로세사 주식으로 수령한다. 또한 개발, 허가 등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포함해 상용화 후에는 순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로열티를 받는다.
YH12852는 유한양행이 기능성 위장관 치료제로 자체 개발한 합성 신약 후보물질이다. 장의 운동 및 감각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정 수용체(5-HT4)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기존에 기능성 위장관 질환 치료제로 허가받은 ‘시사프라이드’와 달리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국내에서 시행한 전 임상 독성 시험, 임상 1상 시험에서 심혈관 부작용 없이 우수한 장운동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프로세사는 내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해당 후보물질의 임상 개발 관련 회의를 한 뒤 2021년 임상 2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임상 2상 시험 대상은 수술 후 장폐색 또는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를 먹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인 ‘오피오이드 유발 변비’ 등을 앓는 환자이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준다”며 “YH12852가 기존의 치료제보다 더 효과적인 치료옵션을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영 프로세사 최고경영자(CEO)는 “YH12852 개발을 통해 중증, 만성, 또는 재발성 위장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위한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7월 퇴행성디스크 치료제 후보물질 ‘YH14618’ 을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2년간 5건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했다. 5건의 기술수출 계약 총액은 35억3,865만달러(약 4조2,000억원)이며 이미 확보한 계약금만 총 1억765만달러(약 1,300억원)에 달한다. 특히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11월 얀센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1조5,000억원에 기술 이전하는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