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상반기 라면 시장이 1조1,000억원을 넘어서며 펄펄 끓었다. 간편함을 중시한 컵라면이 성장하다 다시 집에서 끓여먹는 봉지라면으로 돌아선 것 역시 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20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라면 시장은 전년 대비 약 7.2% 성장한 1조1,300억원으로 반기 실적 기준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도 K라면에 주목하면서 장수 브랜드들은 저력을 과시했다. 코로나19로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위기에 강한 식품’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지난 4~5년간 국내 라면 시장은 2조원대 안팎에 정체돼 있던 라면 시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K라면을 사재기하면서 안팎에서 K라면 러브콜이 이어졌다.
라면 구매 루트도 온라인으로 무게축을 이동했다. 라면 제품 특성상 주로 대형마트나 집 근처 편의점, 슈퍼마켓에서 구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 비중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를 하면서 온라인 라면 판매도 증가했다.
농심이 자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라면 매출 중 온라인 채널 매출은 약 4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라면시장에서 전통강자는 더욱 빛을 발하며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등에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신라면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2.4%, 짜파게티는 23.2%, 안성탕면은 34.9%, 얼큰한 너구리는 28.4% 증가했다. 농심의 4대 대표 제품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농심 관계자는 “농심은 국내 5개 라면공장을 풀가동하고 생산품목을 조정하면서 수요에 적극 대응했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3~4년 사이 점유율을 높여오던 컵라면 매출은 줄고, 직접 끓여먹는 봉지라면 매출은 늘었다. 라면시장에서 컵라면 수요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했다. 2016 년 33.2%에서 지난해엔 37.5%까지 비중이 늘었다. 1인 가구가 늘고 편의점 이용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는 재택근무와 개혁연기 등 사회적 거리두기로 야외활동이 줄어 상반기 컵라면 매출 비중이 34.3%로 떨어졌다. 농심 관계자는 “집에 머무르는 시간에 늘어나면서 ‘집쿡(집에서 요리)’이 일상화 됐고, 라면도 간식의 개념에서 벗어나 식사나 요리 개념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