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주당 대선후보 바이든의 삶
오바마와 브로맨스 등 입체적 조명
日 아베 포함 차기 총리 후보 9인
글과 말 모아 리더십 유형 분석
한반도와 가장 밀접한 두 강대국
정치세력 교체때 미칠 파장 예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실업난, 폭동 등으로 미국은 내부 격랑에 빠져 있으며, 일본은 경제 부진과 정치적 혼란 속에 2012년부터 장기집권해 온 아베 신조 총리의 정권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과 가장 밀접하게 얽혀 있으면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 두 강대국은 나란히 리더의 교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가, 일본에서는 내년 총선이 각각 예정돼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전 부통령이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되면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면 승부를 펼칠 예정이며, 일본에서는 이미 정치 동력을 잃은 데다 건강이상설까지 불거진 아베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누가 그의 뒤를 이을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미국과 일본, 이 두 나라가 맞게 될 미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두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바로 신간 ‘바이든과 오바마’와 ‘일본의 내일’이다.
지난 2017년 1월 미국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왼쪽) 미국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AP연합뉴스
‘바이든과 오바마’는 미국 정치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바이든의 정치 ‘브로맨스’(남자들 사이의 유대와 우정)와 바이든의 정치 여정, 삶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책을 통해 미국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인 바이든의 정치·경제 및 인종 문제, 해외 외교정책 등에 관한 정치적 입장을 가늠할 수 있으며, 아내와 딸·아들 등 사랑하는 가족의 죽음을 연달아 겪은 바이든의 극적인 삶도 만날 수 있다.
바이든은 36년간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8년 간 부통령으로 재직했다. 선거 당시 오바마는 인지도가 높은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자신보다 스무 살이나 많은 바이든을 러닝메이트로 택해 화제가 됐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두 사람의 조합은 놀라운 시너지를 일으켰다. 바이든은 외교와 입법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살려 부통령직의 모범을 구축했고, 두 사람은 8년간 단순한 정치적 파트너를 넘어 서로 배려하고 아끼는 인간적 유대관계를 보여주며 미국인들의 환호를 받았다. 바이든 정부는 곧 ‘오바마 정부 3기’가 돌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두 사람은 정치적 철학과 방향을 공유한다.
미 유력매체 워싱턴포스트(WP)의 논픽션 도서 편집자였던 저자 스티븐 리빙스턴은 오바마와 바이든의 목소리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당시 백악관에서 일했던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는 물론 두 사람의 전기, 인터뷰 등 수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책을 탄생시켰다. 특히 국내에는 바이든을 조명한 책이 많지 않은 만큼 책은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추천사처럼 “바이든에 대한 시의적절하고 통찰력 있는 안내서”가 될 수 있다. 1만8,000원.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흘간의 여름 휴가를 마치고 지난 19일 도쿄의 총리 관저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AFP연합뉴스
내년 총선을 앞둔 일본에서는 아직 미국처럼 차기 리더 후보가 압축되지는 않은 상태다. 아베 총리의 임기도 아직 1년 남짓 남아 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정치적 동력이 날로 약화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몇몇 유력 정치인들이 ‘포스트 아베’ 시대를 이끌 주자들로 주목받고 있다. 책 ‘일본의 내일’은 아베 총리를 시작으로 이시바 시게루, 스가 요시히데, 노다 세이코, 고노 다로, 기시다 후미오, 가토 가쓰노부, 오부치 유코, 고이즈미 신지로 등 차기 총리 후보들의 말과 글을 통해 이들이 이끌어 갈 일본의 미래를 엿보고 있다. 저자인 나카지마 다케시는 이들이 어떤 정치인이고 앞으로 일본을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지 꼼꼼하게 분석했다. 나카지마는 일본을 대표하는 소장파 정치학자로 ‘보수와 입헌’ ‘나카무라야의 보스’ 등을 집필했다.
저자는 “어제의 말과 글은 바꿀 수 없다”는 믿음으로 아홉 명의 지난 저서·대담집·각종 인터뷰 등을 살펴보며 그들의 지난 시간을 면밀하게 들춘다. 그렇게 읽어낸 각 정치인의 특징을 세로축은 ‘위기문제’, 가로축은 ‘가치문제’로 상정한 좌표축 위에 나타냈다. 정치인을 파악할 때 ‘좌’ ‘우’라는 이데올로기보다 좌표축에 따른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고 명확하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가령 일본형 신보수주의 세력인 아베는 ‘권위주의’와 ‘위기의 개인화’를 강조하는 유형으로, 미·일 안보 강화를 주장하고 철저한 행정개혁을 강조한다.
‘아베는 누구인가’의 저자인 길윤형은 한국 독자들이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소개했다. 책 주인공들이 한국과 맺은 여러 인연에 주목하거나 현대 일본이 마주한 여러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치인들이 어떤 여정을 거쳐야 했는지 살펴보는 방법이 그것이다. 1만6,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