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부두 앞에 수출길에 오를 신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외부인의 공장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서울경제DB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지방에 생산공장을 둔 기업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규모 생산공장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올 경우 생산중단 등으로 많게는 수천억원의 피해가 생길 수 있어 방역대책을 연일 강화하고 나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수만명의 직원과 함께 협력업체 부품공급까지 관리해야 하는 자동차업체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현대자동차는 지난 18일 코로나19 관련 임직원 행동 지침을 내렸다. 국내·외 출장과 집합교육을 중단했고 단체회의와 워크숍, 세미나, 회식 등 단체활동도 금지했다.
주거지가 코로나19 위험지역인 경우 외부방문도 차단하기로 했다. 출퇴근 및 이동, 근무 등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고열 등 의심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접촉이 의심되는 경우 곧바로 신고하도록 했다. 또 모든 인원을 대상으로 출입문 발열체크를 실시하고 근무지에서도 추가로 체온을 측정한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2월 말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하루 동안 2공장 문을 닫은 바 있다. 이에 앞서 중국 협력업체의 공장가동 중단, 국내 협력업체 직원의 코로나19 감염 후 사망에 따른 부품수급 문제로 생산라인 일부가 멈추기도 했다.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역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들이 부산지역에서 나오자 감염 차단·예방 활동을 철저히 하고 있다. 출근자와 방문객을 대상으로 발열 확인을 하고 식사공간 칸막이 설치 및 대화 금지 등을 통해 감염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 간호사도 배치했다. 출퇴근버스 방역도 매일 실시하고 회식은 전면 금지했다.
대규모 인원이 투입되는 조선업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확산에 추가 방역지시를 내렸다. 먼저 불필요한 국내 출장을 금지했다. 서울·경기와 울산을 오가는 출장을 사실상 금지했고 개인 사유로 인한 지역 간 이동도 자제를 당부했다.
서울과 경기권 종교시설과 식당 등 위험지역을 방문하거나 감염 우려자와 직·간접으로 접촉한 임직원은 회사에 신고하도록 했다. 회식 역시 무기한 연기하고 사내외 모임과 행사 참석도 자제토록 했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유흥시설 등 고위험시설 방문도 전면 금지했다.
1년 내내 공장 가동을 이어가야 하는 석유화학공장들은 아예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공정 특성상 한번 공장을 멈추면 안의 재료를 모두 빼고 다시 시운전부터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공장들은 현재 4조 3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3조 2교대로 전환할 방침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한꺼번에 나오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에쓰오일은 지난 2월부터 해외여행 금지와 출장 최소화 등을 실시했고 5월 서울 이태원클럽 확산과 이번 교회 확산을 거치면서 2단계 추가 대응책을 내놨다. 먼저 기본 대응방침은 통근버스부터 공장 출입 시까지 마스크 착용과 발열 체크 의무화다. 다중집합시설 방문과 부서 회식을 금지했고 대면회의도 가급적 자제하고 있다.
구내식당에는 칸막이를 설치하고 부서별 식사시간도 달리했다. 최근엔 수도권 방문자에 대해 반드시 자진신고하도록 했다. 서울 소재 교회 등에 본인이 방문하거나 가족, 친척 등이 방문한 경우 회사 보고 후 재택근무를 시행토록 했다.
고로가 식으면 천문학적인 손실이 불가피한 포스코 포항제철소도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 맞춰 방역수칙을 시행하고
있다. 사내 교육·행사의 경우 실내 50인, 실외 100인 이하로 참석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또 10인 이상 회의는 자제하고 한자리씩 띄어 앉기를 실천하고 있다. 외부인 출입공간인 본사 비즈니스홀 운영을 중단했고 직원들에게는 출장을 자제하고 아프면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
/울산=장지승기자·전국종합 j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