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시장 자금조달을 재개했다. 롯데그룹의 온라인 강화 전략에 발맞춰 올해 약 4,000억원 규모의 메가허브터미널과 택배시스템 자동화 등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19일 500억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 2월 200억원을 조달한데 이어 두 번째다. 이달 말에는 500억원 규모의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해 총 1,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올해 유통계열사 7곳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롯데온(ON)’을 선보이면서 ‘디지털 롯데’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롯데닷컴을 합병해 이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한 지 2년 만의 성과다. 이와 함께 최근 컨트롤타워인 지주 경영전략실을 ‘경영혁신실’로 개편해 계열사별 디지털 전환 과제와 시너지 창출 전략을 내놓기도 했다.
계열사들도 온라인 중심 사업 재편에 한창이다. 롯데마트는 할인마트 물류 인프라를 온라인에서 활용하는 전략을 내놨다. 국내 할인점에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인 ‘스마트 스토어’를 구축해 점포 기반의 물류 거점화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또 롯데홈쇼핑은 한국IBM과 업무협약을 맺고 인공지능(AI) 기반 기상 예측 정보를 토대로 상황별 상품 수요를 예측하는 ‘스마트 AI 편성 시스템’을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상 기후나 급격한 계절 변동에 따른 수요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면서 가격 정책, 재고 관리, 인력·마케팅 계획 수립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면서 물류기업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그룹 내 위상도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롯데쇼핑(023530), 롯데칠성(005300)음료 등 롯데계열사를 대상으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던 옛 롯데로지스틱스와 합병을 완료하면서 시너지를 극대화할 채비를 마련했다. 또 충북 진천군 은암산업단지에 3,300억원 가량을 투자한 중부권메가허브터미널을 설립하고 있으며 여주의류통합센터(1,940억원), 영남권자동화센터(870억원) 등에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본격적으로 투자가 집중되면서 약 4,000억원 내외의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