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제공=산은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에 “아시아나항공 최종 인수 의지 확인 등을 위해 최고경영진 간 면담을 하자”고 20일 공개 제안했다.
산은 관계자는 “현재 협의 중인 현산 측과 금호산업 간 대면협상이 원만히 이뤄져 아시아나 인수합병(M&A)이 조속히 종결되기를 희망하며 채권단인 산은도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전했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산은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동걸 회장과 정몽규 현산 회장과의 면담을 제안했다”며 “이번 면담에서 아시아나 M&A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와 권순호 현산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만났다. 지난 3일 이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현산에 인수의지를 보이라며 최후통첩을 했고 금호산업 역시 이후 현산에 대면협상을 촉구했다. 이에 현산은 9일 금호산업에 대표이사끼리 대면협상을 하자고 역제안했다. 이후 금호산업과 현산은 의제를 조율한 끝에 이날 오후 회동했다.
다만 이날 협상에서 양측은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에 대해 현산은 아시아나 인수 ‘재실사’를 위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반면 산은은 “현산이 7주간의 충분한 실사를 했음에도 추가 재실사를 하는 것은 통상적인 M&A 과정을 벗어난 과도한 것”이라며 “인수 의지가 전제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영업환경 분석,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대응책 마련 등 제한된 범위의 재실사 논의는 가능하다”고 말하며 입장 차를 드러낸 바 있다.
잇따른 회동으로 아시아나 M&A의 향방은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이 현산에 최고경영진 간 회동을 제안했기 때문에 현산 입장에서는 만약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거래가 틀어질 경우 있을 소송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양측이 회동하면 산은은 이날 밝힌 것과 같이 현산의 최종 인수 의지를 확인하고 아시아나 M&A의 불확실성도 해소하는 등 어떤 방향이든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현산이 인수 의지도 없는데 시간을 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정몽규(오른쪽)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HDC현대산업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