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자들이 미국의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에 따라 해외 주식 포트폴리오에 헬스케어와 바이오 성장주를 대거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가 거침없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 대선은 하반기 최대 변수로 꼽히는데 바이든 후보가 앞서 인프라 부문과 재생에너지·헬스케어 부문에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20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4일부터 19일까지 국내투자자는 미국 헬스케어 서비스 업체인 텔라닥과 리봉고를 각각 1,912만달러와 652만달러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 미국 주식 중 애플·테슬라·엔비디아에 이어 각각 4위, 9위를 차지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국내투자자 매수 상위 종목에서 새롭게 등장한 종목으로 이달 5일 원격의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합병을 발표했다. 텔라닥은 합병 발표 당일 주가가 19.01%나 빠졌지만 현재까지 주가가 7.18% 반등한 216.51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리봉고도 주가가 11.40%나 하락했다가 6.00% 회복했다. 이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합병 시 리봉고 주가는 텔라닥 주식을 기준으로 환산한 주당 가치에 근접해 오버슈팅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결국 원격의료의 장기 성장성을 고려하면 인수 주체인 텔라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 후 리봉고 주주는 주당 텔라닥 주식 0.592주와 현금 11.33달러를 받게 된다.
리봉고에 이어 매수 순위 10위에 오른 슈뢰딩거도 신약개발 분야에서 나스닥 혁신기업으로 꼽힌다. 알고리즘을 통해 신약개발 속도와 비용을 단축시켜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올해 2월 기업공개(IPO) 기준 수익률만 296%에 달한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슈뢰딩거는 사노피·다케다 등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고 인공지능(AI) 기반 헬스케어 기업의 성공적인 IPO 사례로 앞으로도 다수의 AI 기반 헬스케어 기업이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국내투자자는 나스닥에 상장된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주식을 565만달러 순매수했다. 주말 동안 사노피가 연구개발(R&D) 능력 향상을 위해 미국 프린시피아 바이오파마를 한화로 약 4조4,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 경제 규모 대비 해외투자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미국 증시는 내년 매출 회복이 예상되고 테크와 헬스케어 등 신성장 산업을 다수 보유해 가격 부담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최선호국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