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합뉴스
북한이 기존 국가경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공식 인정했다. 북한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를 지켜본 뒤 내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를 열고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전원회의에서는 노동당 제8차 대회를 주체110(2021)년 1월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당 대회 개최를 제의하며 “당 8차 대회에서 올해의 사업정형과 함께 총결기관 당 중앙위원회 사업을 총화하고 다음해 사업방향을 포함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당 전원회의 결정서에서는 “혹독한 대내외 정세가 지속되고 예상치 않았던 도전들이 겹쳐드는 데 맞게 경제사업을 개선하지 못해 계획됐던 국가경제의 장성 목표들이 심히 미진되고 인민생활이 뚜렷하게 향상되지 못하는 결과도 빚어졌다”고 그 배경을 명시했다. 김 위원장도 7차 당 대회에서 제시했던 기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목표 결과에 대해 해석했다고 밝혀 계획 미달성을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당 대회에서는 당 중앙위원회·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당 규약 개정,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등도 진행한다. 당 대회는 노동당의 공식적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당의 규약을 규정하며 당의 노선과 정책·전략전술에 관한 기본문제 등을 결정한다.
북한 노동당 대회 연혁. /자료제공=통일부
북한이 당 대회를 여는 것은 지난 2016년 제7차 대회 이후 4년8개월 만이다. 1차 당 대회는 노동당 창건 이듬해인 1946년 8월 개최했고 2차는 1948년 3월, 3차는 6·25 이후인 1956년 4월에 열었다. 다만 1차 당 대회 시점의 경우 노동당 창건일인 1945년 10월로 최근 날짜를 변경했다. 노동당 대회는 198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공식 데뷔한 6차 이후 2016년 5월까지 36년 동안 열리지 않았다. 1985년 김일성 주석이 “인민들이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될 때 7차 당 대회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게 영향을 줬다.
내년 1월에 열릴 당 대회는 미국에서 새 대통령 선출이 마무리된 직후라는 점에서 대미·대남 정책 등 향후 대외전략도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이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의도를 분석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8차 당 대회 때 7차보다 훨씬 더 구체적이고 계량화된 경제 목표를 발표할 것임을 시사했다”며 “내년부터 전 세계적 보건위기 상황이 서서히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