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독립형 자문사 BDA파트너스가 올해 주요 인수합병(M&A) 딜에서 자문 성과를 내면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MC홀딩스의 전신인 코오롱(002020)워터앤에너지 거래를 주관한 경험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 끝에 협상권을 얻어냈다.
최근 진행된 국내 1위 환경 폐기물 업체 EMC홀딩스의 매각전에 BDA파트너스는 SK(034730)그룹의 손을 잡고 깜짝 등장했다.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펀드를 포함해 쟁쟁한 후보들이 참여한 가운데 SK그룹은 지난 19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SK그룹이 승기를 잡기까지 BDA파트너스의 이력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BDA파트너스는 EMC의 모태인 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쿼티(SC PE)에 매각한 성공 경험이 있다. SC PE는 지난해 분사해 어펄마캐피탈로 이름을 바꿨는데 이번에 EMC홀딩스를 매물로 내놓은 당사자다.
BDA파트너스의 손을 거쳤던 매물이었던만큼 경쟁 입찰 시작부터 SK그룹 측은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어펄마캐피탈은 코오롱워터앤에너지를 인수한 후 관련 기업들을 인수하며 현재의 EMC홀딩스로 외형을 키웠는데 BDA파트너스의 경우 매각 시점과 현재 회사의 차이를 파악하는데 유리했다는 평가다. BDA파트너스는 올해 진행된 코엔텍·새한환경 매각전에서도 한 후보의 인수 자문을 담당하기도 했다.
협상 테이블에서 SK건설은 여러 측면에서 경쟁자보다 우위에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문사가 일찍이 환경폐기물 산업 현황과 사업 구조를 파악했던 터라 관련 시장의 성장성을 반영해 매각 당시 가격인 900억원보다 10배가 넘는 가격을 써낼 수 있었다. SK그룹은 어펄마캐피털 측에 1조원 이상의 가격을 제안했다.
BDA파트너스는 현재 효성(004800)캐피탈과 두산건설(011160)의 매각 자문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두 딜 모두 난이도가 있는 거래로 시장에서 꼽히는 딜이다. 두산건설은 잠재 부실을 신설회사에 넘겨 원매자의 부담을 최소화한 끝에 지난달 대우산업개발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최종 협상 중이다. 효성캐피탈은 쇼트리스트 후보자들이 실사 막바지 작업 중이며 이달 말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BDA파트너스는 최근 김광준 전 크레디트스위스(CS) 상무를 지점장으로 영입해 사세를 키우고 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