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정병역 이끌 혁신적 병무행정

모종화 병무청장


올해는 병무청 창설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기념일에는 과거를 반추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재구성해 현재와 대면하게 된다. 과거의 고통은 잊어버리는 게 지혜이며 그것을 잊지 않고 간직하는 것은 용기라는 말이 실감 난다.

병무청은 ‘병역기피자 일소’ ‘엄정한 징병검사’ ‘형평성 있는 병역의무 부과’라는 목표로 지난 1970년 8월20일 창설됐다.

그동안 병무청의 역사는 병역비리 등으로 평탄치만은 않았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여겨 병역제도를 개선하고 병무행정의 공정성을 더욱 강화해 45개 중앙행정기관 중에서 청렴도 상위등급으로 평가받는 등 ‘청렴 병무청’으로 거듭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런 청렴성을 발판으로 병무청의 주 업무인 정예 병역자원의 적기 충원과 완벽·신속한 병력동원 태세 확립을 완수하기 위해 병무행정 수행에 매진하고 있다.


창설 50년이 된 병무청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저출산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과 4차 산업혁명 등 외부환경의 급격한 변화다. 이에 안정적 병력충원, 디지털 역량 강화, 병무행정의 패러다임 전환 등을 위한 병무행정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첫째, 저출산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병역제도를 강구해야 한다. 현재의 안보상황과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징·모집 혼합제를 유지하면서 모집병 비율을 늘려야 한다. 또 새로운 전장 환경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한 병력을 적정 수준으로 확보해 장기 복무 가능한 인력 구조 전환 및 병과 부사관의 양성교육 강화를 통해 우리의 안보를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둘째,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지능형 병무행정을 구현하는 것이다. 병무청은 정부기관 최초로 블록체인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민원상담 챗봇 ‘아라’를 선보인 바 있다. 민원업무를 넘어 병역판정과 모집병 면접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도입하면 업무효율도 오르고 국민의 신뢰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산업구조 변화와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에 대비해 병역과 일자리가 연결될 수 있도록 병무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다. 병무청은 병역의무자들의 적성·전공을 고려해 군 특기와 진로를 연결하는 ‘청춘 디딤돌, 병역진로설계’ 사업을 운영 중이다. 향후 교육·병역·취업을 긴밀히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병역이행 과정이 병역의무자의 성장을 돕는다면 병역이 의무자의 동행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새로운 시작이고 미래의 50년을 향해 나아갈 시간이다. 급변하는 행정환경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하고 미래 병무행정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에 병무청장으로서 직원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소통과 배려로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강하고 행복한 조직문화를 정착시켜 병무청의 미래 혁신을 주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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