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귀를 만지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신종 코로나바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책임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게 돌리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방역 실패의 책임은 정부에게로 돌아간다”며 일침을 놓았다.
진 전 교수는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정부 여당에 있다. 두 번째 책임은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세력과 개신교 일각의 기독교 반공주의 세력에게 있고. 통합당에게 물어야 할 책임은 미미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전 목사를 비롯한 광복절 집회에 모인 신도들에 대해서도 “종교적 광신을 정치에 투사하는 사람들이라, 앞으로도 계속 사고 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동시에 미래통합당과 광복절 집회를 연관 짓고 있는 민주당에도 “국정을 책임진 정부 여당에서 자기들의 오류를 감추고, 그것을 남에게 뒤집어 씌울 경우 같은 오류는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일침을 놓았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이호재 기자
이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집회 책임을 부인하는 통합당, 보수 언론, 일부 교회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이번 코로나19 감염 폭발은 일부 극우단체에서 시작돼 8·15 광화문 집회를 계기로 전국으로 확산했다”고 밝혔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집회에 참석한 통합당 소속 정치인과 당원에 대한 통합당 차원의 진단검사 권고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며 통합당에 확산 책임을 돌렸다. 이원욱·김성주 의원 등은 감염병 환자가 방역관의 지시나 역학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 이른바 ‘전광훈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대통령이 다 잡았다고 발언할 때마다 곧바로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곤 했다. 쓸데 없는 발언으로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약화한 것은 대통령”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사태가 나리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그 직전까지 쿠폰까지 줘가며 여행가라고 권한 것 역시 정부 여당 아니었던가”라며 “오래전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선 경계완화의 분위기를 조장하는 게 위험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통합당은 민주당의 책임 전가에 반발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코로나19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니고 여당 야당, 내 편 네 편을 구분할 리 없다”며 “민주당은 수천 명이 모인 민주노총 집회는 쏙 빼놓고 말하며, 국가적 위기마저 진영의 호재로 삼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