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의 온기가 그대로 고객에 전달될 수 있게 발 빠른 배송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떡집에서 갓 나온 떡을 사서 먹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죠”
‘명품 쑥떡’으로 입소문이 난 떡함지의 차민웅(사진) 대표는 가업을 이어가는 젊은 사장이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일을 도와 오다 5년 전 온라인 사업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떡 사업에 뛰어들었다. 차 대표는 떡집 일을 하면서 전국서 손꼽히는 떡집 프랜차이즈를 만들까도 고민했었다.
하지만 사세를 넓히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결론 내리고 떡 품질 자체에만 집중해 왔다. 차 대표는 떡집을 직접 찾아오지 못하는 손님들을 위해 오래전부터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왔다. 그는 지난 2016년 카페24를 통해 온라인 떡 전문 쇼핑몰을 열었다. 온라인 쇼핑몰 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떡함지는 더 바빠졌다. 떡은 먹고 싶은데 코로나19로 직접 오프라인 떡집을 찾아 구매하기는 찜찜한 고객들이 너도나도 온라인으로 떡을 주문해 먹는 수요가 급증해서다.
23일 본지와 만난 차 대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으로 당일 배송하는 떡집이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년 동기보다 판매량이 오히려 20~30% 늘었다”고 말했다. 차 대표는 신속한 당일 배송을 위해 자체 배달 직원을 충원하는 등 빠른 배송체제를 갖췄다. 차 대표는 ‘당일 주문된 떡을 온기가 남아있는 그대로 배송한다’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쿠팡이츠 등 배달 앱에서도 수차례 입점 제안이 왔지만, 그는 “배달망을 확장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당일 배송과 품질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자체 배송을 고집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3~4월에는 서울 등지에서 현지로 떡을 주문해 보내려는 수요도 많았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오도 가도 못하고 대구·경북지역에 남아있는 가족들의 식사를 걱정해 떡을 보내려 했던 것이다. 차 대표는 “떡함지의 떡은 ‘건강한 떡’이라는 인식이 강해 어려움에 처한 가족이나 이웃들에게 보내면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그만큼 자신이 만드는 떡에 대한 자부심은 남달라 보였다.
실제 떡함지의 쑥떡과 쑥 인절미는 정확한 배송에다 향미가 강해 서울 강남에서는 식사대용품으로 소문이 나 있다. 최근에는 호주, 하와이 등 해외 한인 사회에서도 단체 주문이 들어온다고 한다. 손님들이 찾아오는 떡을 만들기 위해 차 대표는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출근해 재료 손질부터 한다. 제주도에서 해풍을 맞고 큰 국내 최고급 쑥을 받아다가 불순물이나 억센 부위를 고르는 밑 작업을 한다. 평일에는 100kg 정도이고, 명절 때가 되면 500kg에 달하는 중노동이다. 특히 차 대표는 엄선한 쑥을 듬뿍 넣은 떡을 딱 하루분 물량만 만들어 바로 판매한다. 차 대표의 쑥떡이 유명해 지다 보니 유사상표를 만들어 사칭하는 떡집도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차 대표는 그럴수록 품질로 초 격차를 만들겠다는 각오다.
차 대표는 “대량으로 판매하는 것보다 소비자 한명 한명을 직접 만나 반응을 느끼며 재구매율을 높이는 데 더 집중하겠다”며 “화학 성분을 넣지 않은 건강한 프리미엄 제품을 끝까지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쑥 찹쌀떡과 같은 신제품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그의 쑥떡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먹힐 날이 조만간 올 것 같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