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올 성장률 '-1% 안팎'으로 낮춘다

[코로나 전국 대유행 위기]
현대경제硏 "W자 가능성 커져"
'-0.2%'서 대폭 하향 무게 실려
봉쇄조치땐 '-1.8%' 가능성도
부동산 불안에 금리동결 확실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되면서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2%에서 -1% 안팎으로 대폭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이 당초 코로나19로 인한 봉쇄 조치가 길어지는 부정적 시나리오에서 예상한 -1.8%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오는 27일 올해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은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우선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수정 경제 전망을 공개할 예정인데 기준금리는 ‘동결’이 확실시돼 성장률 전망을 얼마나 낮출지가 관심사다.

한은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0.2%로 예상했지만 이번 발표에서 크게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한은은 지난달 16일 금통위 회의 직후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시 “5월 전망 당시 코로나 확산세가 하반기 들어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확산세가 오히려 가속하고 있다”며 “따라서 6월까지 좋지 않았던 우리나라 수출의 개선도 지연될 수 있고, 이 경우 성장률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4분기 성장률도 당초 예상했던 -2%대 중후반보다 낮은 -3.3%를 기록한 만큼 하향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상황은 한은이 지난달 걱정했던 것보다 더 악화돼 있다. 이에 따라 경제 전문가들은 한은의 수정 전망치를 -1% 안팎으로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달 6일과 11일 각각 발표한 수정 전망치에서 -1%와 -0.8%를 제시한 바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집계한 7월 말 기준 9개 해외 투자은행(IB)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도 -0.8%다.


그간 올해 성장률을 0.3%로 예상했던 현대경제연구원도 23일 -0.5%로 하향 조정하면서 “희망적인 ‘V’자 혹은 ‘U’자 형태의 경기 반등보다 비관적인 ‘W’자 형태의 이중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일단 -1% 안팎에서 제시하더라도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하는 ‘부정적’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더 낮은 성장률을 함께 제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은은 5월 성장률 전망을 -0.2%로 발표하면서도 코로나19의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1.8%까지 성장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한은 내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성장률이 -1%선이라도 지키려면 3·4분기와 4·4분기에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최소 각각 1.8%는 기록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을 비롯해 소비가 쉽사리 나아지기는 어려운 형국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수출 주력 업종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하반기 수출액과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13.8%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내수 소비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다시 꺾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소비는 2·4분기 긴급재난지원금과 개별 소비세 인하 덕분에 1.4% 증가하며 그나마 성장률 감소세를 줄인 바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한계에 봉착했다.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각종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자 부양책을 거둬들이는 형국이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할 경우 소비는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편 한은은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0.50%로 동결할 것이 확실시된다. 성장률 전망이 악화하지만 사실상 현행 기준금리가 실효 하한에 와 있는데다 부동산 시장의 불안이 여전해 추가로 금리를 낮추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손철·조지원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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