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당국이 2급 군사기밀 내용을 통화할 수 있는 일명 ‘비화(秘話)폰’을 폴더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교체했다. SK텔레콤이 지난달 2G 서비스를 종료됨에 따라 5G망을 활용한 비화 스마트폰이 군에 보급된 것이다.
2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달 중순부터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 군단장, 정보·작전 참모 등 군 주요 직위자 500여명에게 군전용 비화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군은 그동안 2G 폴더폰을 비화폰으로 사용했으며, 스마트폰을 비화폰으로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수 보안 프로그램 등이 설치돼 있어 도청방지 등의 기능이 있는 비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제조한 갤럭시 S20을 군 전용으로 개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암호기술을 적용한 특수 소프트웨어를 통해 상용 이동전화망에서도 안전하게 군사 자료를 유통하고 보호할 수 있다”며 “비화 스마트폰에 설치된 자체 메신저를 통해 다수에게 실시간 상황 전파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화 스마트폰 메신저는 카카오톡처럼 단체 채팅방도 개설해 여러명이 동시에 메시지와 사진·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비화 폴더폰은 해외에서 사용이 불가능했지만 비화 스마트폰은 해외에서도 로밍을 통해 사용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의 개방성 때문에 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보안 기능은 폴더폰과 비슷한 수준이고, 비화 스마트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전화·문자메시지·자체 메신저·카메라뿐이다”며 “인터넷, 와이파이, 테더링, USB 기능 등은 모두 차단돼 비화 스마트폰의 자료를 외부로 빼내거나, 외부 자료를 비화 스마트폰으로 옮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비화 스마트폰이 분실됐을 때를 대비해 원격으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모든 파일이나 기록 등을 삭제할 수도 있다.
군은 비화 스마트폰을 플랫폼으로 하는 모바일 국방 업무도 발전시킬 계획이다. 비화 스마트폰을 통해 모바일 결재를 하거나 국방 이메일 망을 사용하는 실험사업을 내년에 시행할 예정이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