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최고령 사제 최익철 신부 선종

50년간 우표 10만장 수집하기도

최익철 신부

천주교 서울대교구 최고령 사제이자 우표 수집가인 최익철 베네딕토(사진) 신부가 지난 22일 노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98세.

24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최 신부의 장례미사가 이날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과 사제단의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다.


1923년 황해도 안악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11월 사제품을 받고 황해도 사리원 본당 주임으로 임명됐으나 6·25전쟁으로 사목을 펼치지 못하고 부산 피난길에 올랐다. 1953년 성신고 교사로 재직하다 1955년부터 8년간 벨기에 루뱅대에서 수학한 후 1963년 돌아와 이문동·가회동 본당 주임, 여의도성모병원 원목을 지냈다. 이후 최 신부는 금호동과 오류동·해방촌 등에서 본당 주임을 거쳐 1998년 원로사목 사제가 됐다.

고인은 우표 수집가로도 유명했다. 성경과 성인·교황 등 세계 각국의 가톨릭 관련 우표를 평생 수집했으며 ‘우표로 보는 성인전’ ‘우표로 보는 구세사’ ‘우표로 보는 교황전’ 등 관련 서적 50여권을 펴내기도 했다. 올해 5월에 나온 1,877쪽 분량의 ‘천주교 우표 도감(가톨릭출판사)’은 최 신부의 마지막 저서다. 2017년에는 50여년간 수집한 우표 10만장을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최 신부는 당시 전시회를 앞두고 서울대교구를 통해 “앨범에 넣어두었던 우표를 다시 소개하는 것은 하느님 아드님의 위대한 은공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인간에 대한 위대한 사랑을 깨닫기 위함”이라며 “이번 전시로 그 사랑에 제 나름대로 동참했으면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장례미사 강론에서 “사제단의 맏형이셨던 최 신부님을 생각하면 항상 쾌활하고 소탈하셨던 모습이 떠오른다”며 “평생을 착한 목자로 모범을 보이신 최 신부님은 한국 교회와 후배 사제들에게 사랑의 큰 유산을 남기셨다”고 돌아봤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