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文 정부, 남 비판 수용 안한다”는 해외 지적 새겨야

문재인 정부의 독선·독주를 지적하는 해외 언론·단체들의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2일 ‘한국 자유주의 정권 내면에 폭발하는 권위주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권 출범 당시 전보다 더 개방적이고 이견에 관대하며 소통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나 요즘에는 그 가치가 시들어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남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가던 사람들이 자신들을 향한 비판은 수용하지 않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문재인 정부와 여당 등이 언론의 비판 보도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이 박근혜 정부 당시보다 더 늘었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언론에 ‘가짜뉴스’를 정정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에 주는 법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발의했다”고 적시했다. 지난 19일에는 국제언론인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언론인 우종창씨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RSF는 ‘취재원을 밝히기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수감된 한국 언론인의 석방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한국 정부는 우종창을 즉각 석방하고, 언론에 대한 사법적 괴롭힘을 중단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에 앞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12일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단체들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사무검사를 겨냥해 “북한 인권단체 역할의 중요성 등을 상기하기 위해 한국 정부에 북한 인권단체 사무검사가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통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도 여권 핵심 인사들은 여전히 ‘내 탓’을 고백하지 않고 ‘남 탓’ 타령만 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부동산 급등은 투기세력 때문”이라며 “주부에 이어 젊은 층까지 투기 대열에 뛰어들고 투기 심리가 전염병처럼 번졌다”고 강변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