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감염이 급증한 후 11일간 신규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했다. 특히 이번 집단감염의 경우 치명률이 높은 고령 환자 비율이 높아 병상 등 의료 시스템의 대비가 절실하다. 하지만 서울과 제주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중증환자를 위한 병상이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2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 의료기관에 확진자가 입원 가능한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113개다. 전체 중증환자 치료병상 541개 중 20.9%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과 제주를 제외한 14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남아 있는 중증환자용 병상은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이들 지역에서는 당장 내일이라도 중증환자가 입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반면에 최근 수도권 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에서 60대 이상 고령층의 비율은 30%를 웃돌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부터 22일까지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60대 이상 환자 수가 773명으로 직전 2주의 97명에 비해 8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전체 확진자 중 60대 이상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 역시 31.7%로 직전 2주의 20.7%에 비해 1.5배 이상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을 보면 50대 이하에서는 1% 미만이지만 60대의 경우 1.8%, 70대에서는 8.1%, 그리고 80세 이상에서는 23.5%로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시급히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확보하지 않으면 2~3월 신천지 대구교회발 집단감염 사태에서 발생했던 ‘대기 중 사망’ 환자가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의료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 있기 때문에 서울 내 중증 병상이 차는 순간 전국 병상은 다 찬다고 봐야 한다”며 “제2의 신천지 집단감염 사태를 막으려면 지금 당장이라도 공사를 진행해 중환자용 음압병상을 만들어야 하며 동시에 환자 발생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증환자 치료병상 외 생활치료센터의 부족 문제도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 생활치료센터는 전국에 6개소로 1,387명이 수용 가능한데 현재 887명이 입실해 500명분의 가용공간이 남아 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평균 300명 넘게 나오는 상황인 만큼 이틀이면 생활치료센터가 포화상태가 된다. 확진 판정을 받아도 당장 입소하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이번주 내에 생활치료센터 5개소, 1,000여실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