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그룹(000240)이 결국 경영권 분쟁의 늪에 빠져들었다.
장남인 조현식(사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에 이어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자신의 지분 전량을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에게 매각한 것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자칫 한진그룹처럼 조 사장과 다른 자녀들이 경영권을 놓고 대립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부회장은 25일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원을 통해 “(부친인) 회장님의 최근 결정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사실과 다른 정보에 근거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성년후견 심판 절차에 가족의 일원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장녀인 조 이사장은 아버지인 조 회장이 차남에게 보유지분 23.59% 전량을 약 2,400억원에 매각한 것이 건강한 정신상태에서 자발적 의사로 내린 결정인지 판단해달라며 지난달 30일 법원에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조 회장은 장녀가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이튿날 곧바로 “나는 건강하며 차남에게 경영권을 승계한 것은 오래전부터 생각한 일”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혀 이 문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장녀에 이어 장남까지 조 회장 결정에 반발하고 나서 결국 자녀들 간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했다.
만약 차녀인 조희원씨가 장남·장녀와 손잡을 경우 경영권 분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은 현재 조현범 사장이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포함해 42.9%를 가지고 있으며 조현식 부회장 19.32%, 조희경 이사장 0.83%, 조희원씨 10.82%, 국민연금이 6.24%를 보유하고 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