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훈련에 발끈한 조선신보 "적에 선제적 보복타격 태세 갖출 것"

北 조선신보 "무모한 불장난" 연합훈련 비난
관영매체 아닌 선전매체 활용 수위조절한 듯
北 군부, 선군절에도 대남 강경 비난은 없어

지난해 12월 주한미군의 군산공군기지에서 한미 장병들이 ‘북한 기지 습격·요인 생포’ 합동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한미연합훈련 강행과 관련 ‘선제적인 보복타격’을 거론하며 남측을 압박했다.

북한은 노동당 공식 기관지가 아닌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를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함으로써 수위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 악화와 수해 및 장기간의 경제난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북한 내부 사정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우리 정부가 새로운 외교·안보라인을 ‘친북’ 성향의 인사들로 채운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유리하다는 북한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신보는 ‘8월을 무난히 넘기는 열쇠는 자중’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적군이 조선을 타격 목표로 삼고 날뛰는 상황에서 이 나라 군대는 모든 적 공격 집단들에 선제적인 보복 타격을 가할 수 있게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위협했다.

신문은 한미연합훈련 강행에 대해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미남(한미)당국이 만사를 그르칠 수 있는 무모한 불장난을 일삼고 있다”며 “조선(북한)의 군대는 북침 전쟁연습에 동원된 도발자들의 몰골과 일거일동을 항상 날카롭게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반성 없는 남조선 당국의 오판과 전횡이 북남(남북)관계에서 더 큰 위기상황을 몰아올 수 있다”며 “남조선 당국이 8월을 무난히 넘기려면 눈앞의 불씨가 큰불로 번지지 않게 자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한국과 미국 공군이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신문은 정부가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한다고 알린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신문은 “남조선 당국은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8월의 합동군사연습이 축소된 규모로 진행된다고 광고해 왔다”며 “명백한 것은 축소가 됐든, 규모와 방식이 어떻게 되든 미남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신문은 지난 13일 ‘조선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미남합동군사연습(한미연합훈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내외의 반대 배격에도 불구하고 강행되는 8월의 미남합동군사연습은 조선반도에서 다시 ‘8월 위기설’ ‘8월 전쟁선’을 고조시킬 수 있다” 협박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선군절’인 이날도 공식적으로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비판적인 담화를 내놓지 않았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의 이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혁명적 당군건설 업적은 주체혁명의 승리적 전진을 담보하는 만년재보이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도 ‘핵 무력’ ‘신형전략 무기’ ‘대남군사행동 계획’ 등 대남 강경 발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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