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 빠진 檢, 인사 맞춰 삼성사건 마무리하나

수사팀장-2차장-검사장 결재라인 구성
27일 인사 앞뒤 기소 결정 후 발표 전망
檢, "아직 결정된 것 전혀 없다"는 입장

삼성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법행위 관여 혐의 의혹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월9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기소 여부에 대한 검찰의 최종 결정이 초읽기에 돌입했다. 검사장 승진 인사로 공석이 된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신 2차장이 결재 라인에 포함됐다고 알려지면서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내 삼성그룹의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이 부회장 등에 대한 공소장 작성을 마무리하고 차장검사·이성윤 중앙지검장·대검찰청 등 수사 지휘 라인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신성식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앞선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이동하면서 3차장 자리는 공석이 됐다. 이에 따라 차장 결재는 이근수 2차장검사가 대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식적으로 사건 처리 내용과 일정, 결재선 등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의 결단 시기로는 차장검사·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 인사 발표가 예정된 27일 전후가 거론된다. 수사팀장인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이 올해 초 인사에서 유임되는 등 1년 이상 재직한 만큼 인사 대상이라는 이유에서다. 26일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 지검장이 주례 회동을 앞둔 점도 검찰의 결단 시기가 임박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두 사람은 8주째 주례 회동을 서면으로 대체했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 부정승계 의혹 사건 등 주요 사건에 대한 의사결정이 늦춰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주 주례회동이 대면 보고로 바뀔 경우 삼성 사건의 처리가 임박한 신호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서면으로 대체돼도 삼성 사건 처리는 이뤄질 수 있다는 게 검찰 내 시각이다.

이번 사안에 대해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검찰은 이 부회장 등을 기소하는 데 이견이 없다”며 “다만 윗선과 최종 논의 과정에서 기소유예나 기소 중지, 불기소 등 다른 답을 내놓을 가능성은 언제든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수사팀 인사를 앞두고 더 이상 발표를 미룰 수 없는 상황인데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만큼 검찰의 마지막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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