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오후 6시 16분 상주소방서에 A씨가 직접 감전 사실을 알리며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이에 상주소방서 청리119안전센터와 문경소방서 긴급구조대가 출동해 수색 끝에 발견했으나 이미 사실상 사망으로 볼 수 있는 심정지 상태였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사망 판정을 받았다.
전기울타리는 고라니와 멧돼지 등의 야생동물 침입을 막기 위해 전류가 흐르도록 설치한 방책이다. 산간 오지에서는 이 전기방책이 없으면 농작물 수확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야생동물 피해가 막심한 실정이다.
A씨가 감전된 과수원은 수십년 전부터 주인 B씨(67) 부부가 야산을 매입해 평생 개간한 사과밭 농장이다.
이 여성은 23일 오후 단독으로 차량을 운전해 이곳으로 와 농장 입구에 주차한 뒤 길이만 170m 정도인 나무가 우거진 사과밭을 통과해 아무런 길도 없는 경사가 심한 산으로 올라갔으며 이곳에서 감전됐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은 왼쪽 팔을 뻗은 상태로 두 다리는 밑으로 향해 있었다고 한다.
또 이곳은 마을에서도 멀리 떨어진 외진 곳으로 막다른 산길로 농장주인 B씨 자택이 농장 입구에 있고 대문역할을 하는 모형이 있는 외부인이 출입하기 어려운 두메산골이다. 따라서 인근 마을 주민들도 이곳을 가기 위해서는 1만 5,000㎡에 달하는 사유지인 사과밭이 있어 출입이 거의 불가능한 곳으로 지형조차 아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주인 B씨 역시 지형이 험해 5~6년전에 전기울타리를 설치할 때 외에는 사고지점을 한 번도 가지 않을 정도로 일반인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이 여성은 외지인으로 이곳 지형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알고 일요일에 그것도 막다른 험한 산을 혼자서 방문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박사급 연구원이지만 현재는 연구직이 아닌 전시 관람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직책에 있어 연구용 채집 목적으로 보기도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이 전기 울타리 시설은 규격품이 아닌 농장주가 자신의 집에서 가정용 전기로 일반 철사를 이용해 임의로 방책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주 경찰서는 25일 부검을 통해 1차 원인을 감전으로 확인하고 전기안전기준과 경고문 설치 등의 안전사항 준수 여부를 포함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전기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220V 전류는 지상에 습기가 얼마나 되는지 등의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119에 스스로 신고를 할 정도였다면 감전이 1차 원인이지만, 감전됐다는 충격에 스스로 놀라 심장박동이 정지돼 사망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개인적으로 농장 주변에 설치한 전기 울타리 관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한편, 이 연구원이 이곳을 왜? 어떻게 알고 방문했는지 등을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고로 농장주 B씨 부부가 심한 충격을 받아 부인이 실어증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상주=이현종기자 ldhjj1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