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의 꿈’ 홍정욱, 서울시장 나오나…SNS 싹 갈았다

대통령의 꿈 꾸며 유학 ‘7막 7장’ 스타
최연소 언론사 CEO에 18대 국회의원
‘불출마’ 후 자연주의 식품기업 창업
책 ‘멈추지 않는 삶’, 정계 복귀설 무성
딸 '마약' 문제 "못난 아버지" 고개 숙여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출처= 홍정욱 인스타그램

“케네디 대통령(미국 35대 대통령)이 되겠다”던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이 26일 자신의 SNS 계정에 “그간 즐거웠다”는 말을 남기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홍 전 의원이 지난해 헤럴드미디어 그룹의 지분을 팔고 대주주의 지위를 내려놓자 그의 정치권 복귀설은 파다했는데 이번에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차기 서울특별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관련주들도 폭등했다.
홍정욱 "즐거웠다. 깨어있고 포기 말자"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993년 베스트셀러 ‘7막 7장’의 후속 ‘7막 7장 그리고 그 후’./출처=위즈덤하우스

홍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그간 즐거웠습니다. 항상 깨어있고, 죽는 순간까지 사랑하며,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여러분의 삶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에 앞서 홍 전 의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주요 사진들을 대거 정리했다. 홍 전 의원은 그간 이 계정에 대자연과 환경 보호의 의미를 담은 사진과 관련 제품도 올렸었다. 하지만 최근 사진들을 모두 깔끔하게 정리했고 전날 “그간 즐거웠다”는 말을 남겼다. 무언가 결단을 했고 다른 길로 가겠다는 암시로 읽힌다.

"케네디의 꿈" 홍정욱, 서울시장 노리나
“절대 포기하지 말자”는 말은 그의 유명한 책 ‘7막 7장’을 떠올린다. 1993년 이 책을 낸 뒤 유명해진 홍 전 의원은 2003년 ‘7막 7장 그리고 그 후’의 부제는 ‘멈추지 않는 삶’이다.

홍 전 의원은 1970년생으로 미국 하버드대학과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나왔다. 영화배우 남궁원의 아들로 준수한 외모로도 유명하다. 2001년 언론 기업 헤럴드를 인수했던 그는 최연소 언론사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고 2008년 총선서 한나라당 후보로 공천받아 당시 진보신당 후보였던 고(故) 노회찬 의원을 누리고 18대 국회의원이 됐다. 그리고 2011년 12월 19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뒤 자연주의 식품기업 ‘올가니카’를 창업했다.

그런 홍 전 의원이 “포기하지 말자”는 말을 남기자 “멈추지 않는 삶” 소위 ‘7막 n장’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출처= 홍정욱 인스타그램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이후 대선 주자로 ‘70년대생·경제통’을 꼽은 바 있다. 당시 이 발언으로 1970년생인 홍 전 의원의 정치 복귀설이 나왔다.

하지만 대선주자에 오르내릴 때 정치권에서는 그의 짧은 정치 경력으로 볼 때 대선에 직행하기 보다는 다른 단계를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 사이 서울시장이 불미스러운 일로 공석이 됐고 그는 해석의 여지를 남긴 말을 남겼다.

통합당은 내년 서울시장 선거 흥행을 위해 ‘미스터트롯’식 경선을 예고했다. 현재 당원 50%·여론 50%인 경선룰이 100% 국민 여론으로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홍 전 의원이 유리한 방식이다. 통합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김 위원장이 새인물(뉴페이스)은 물론 기존 정치인도 폭넓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은 기존 정치인이자 70년대생, 경제통 모두 해당한다.

'마약' 밀반입 딸 문제, 정계복귀 걸림돌


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딸 홍모양이 지난해 11월12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걸림돌은 그의 딸이 2018년 9월 미국 하와이에서 마약을 소지한 채 귀국하다가 적발된 사건이다. 장기 징역 5년·단기 3년을 구형받고 12월 인천지법에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의 딸이 “의미 있는 삶을 살겠다”며 반성했지만 판결 봐주기 논란은 여전하다. 딸 문제가 정계 복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보수진영에서는 오히려 정리가 됐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반성 의사를 밝혔고 법원의 판결까지 나왔다는 것이다. 홍 전 의원 역시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다. 못난 아버지로서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제게 보내시는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말한 바 있다. 관계자는 “딸 문제는 판결이 나온 문제로 심각하면 치료를 받으면 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홍 전 의원이 통합당 또는 중도·보수 진영의 후보로 나선다는 보장은 없다. 이날 서울경제는 홍 전 의원에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