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를 알면 공부가 쉬워진다...공부의 참맛 알려주는 인문학 수업

[책꽂이-청소년 인문학 수업]
■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
공부와 삶의 접점을 찾는 인문학 강의
중고교 교과과정과 연계 주제 20개 엄선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이면 불역열호(不易說乎)아.’

논어의 첫머리 ‘학이(學而)’는 이렇게 시작한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아니한가.’ 새로운 지식을 배운 뒤에 틈틈이 익혀 마치 새가 날갯짓을 하듯 몸과 마음에 스며들듯 하라는 가르침이다. 공부 좀 해 본 어른이라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청소년들에게 공자의 말씀이니 따르라고 설득하기엔 역부족이다. 입시라는 현실 앞에 청소년들은 문학·역사·철학 등의 인문 교양을 쌓기 보다는 국어·영어·수학 등 필수과목의 성적을 올리는 것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묻는다. “역사를 왜 배워야 하나요?” “철학을 공부해서 어디에 쓰나요?”


솟구치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신간 ‘청소년 인문학 수업(한빛비즈 펴냄, 총 2권)’은 지난 8년간 서울경제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이 공동으로 운영한 고전 인문학 아카데미 프로그램 중에서 중고등학교의 교과목과 연계된 20개 주제를 엄선해 엮었다. 책은 역사·예술·문학·사회·과학·경제 등 6개 분야로 구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의를 실었다. 하루 15분씩 5일이면 하나의 인문학 강의를 완독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강의 별로 연관된 교과목과 핵심키워드를 정리했다.

지구 생태계와 인간이라는 주제를 담은 생태학자 최형선 박사의 ‘생태계에서 배우는 삶의 원리’, 뇌과학을 주제로 한 권준수 서울대 의대 뇌인지과학과 교수의 ‘뇌로 인간을 보다’, 일상 생활에 숨은 경제학을 주제로 한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의 ‘쉽게 풀어보는 경제원리’, 4차 산업혁명을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이종관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의 ‘인간의 삶과 미래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강의가 준비됐다. 순서에 상관없이 관심 분야를 먼저 읽다 보면 씨줄과 날줄이 제 자리를 찾아 태피스트리가 완성되듯이 다양한 인문 교양이 몸과 마음에 스며들 것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업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청소년 스스로 배움의 폭을 넓히고 교양의 깊이를 더해 나가야 하는 시대가 됐다. 책은 학생들에게 삶이 되는 배움이 진정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내신 성적 향상은 물론 수능시험에서 진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공부의 참맛을 느끼게 해 것이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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