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호 태풍 ‘바비’의 영향으로 27일 오전4시30분께 서울 양천구 신월동의 한 주택가에 옥탑 방수패널이 무너져 있다. /사진제공=양천소방서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태풍으로 예보됐던 ‘바비’가 별다른 인명피해 없이 우리나라를 지나갔다. 당초 예상과 달리 서해안 방향으로 경로를 틀면서 내륙지역에 피해를 덜 안긴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전날 저녁부터 이날 새벽까지 제주와 남부지방을 거쳐 북상하면서 세력이 약화됐다. 이날 오전5시께 수도권에 근접했을 때 바비의 세기는 전날 ‘매우 강’에서 ‘강’으로, 크기는 ‘중형’에서 ‘소형’으로 약화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에서 서해안으로 북상할 때 예상경로보다 한반도와 간격이 벌어지면서 내륙의 피해는 크지 않았다”며 “태풍 바비는 27일 오후12시께 북한 평양 북쪽 약 200㎞ 부근을 지나 북동진하다 28일 오전 중국 하얼빈 동쪽에서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태풍 바비가 별다른 피해 없이 지나갔지만 제주와 전남에서는 기록적인 강풍을 남겼다. 지난 26일 오후8시29분께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는 최대 순간풍속 기준 초속 47.4m의 강풍이 불었다. 이는 역대 10위를 기록했던 2005년 제14호 태풍 ‘나비’가 기록한 최대 순간풍속 초속 47.3m를 넘는 수치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강풍으로 인한 시설피해가 잇따랐다. 서울과 인천에서는 간판이 떨어지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각각 20여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제주와 전남·충남 등에서 모두 1,633가구가 정전피해를 겪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