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76% 사직서 썼다…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전원 제출

대전협, 사직서 내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 개시
정부 "사직서 써도 업무개시 명령 대상…불응 시 불이익"

전공의 총파업 이틀째인 27일 오전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로비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연합뉴스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에 반대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7일 희망자에 한해 사직서를 내는 ‘제5차 젊은의사 단체행동’을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대전협 측은 전날 정부가 집단휴진에 나선 수도권 수련병원의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내린 데 따른 행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전협 측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전체 전공의 1만 6,000명 가운데 76%가 사직서를 작성했다. 사직서를 작성한 전공의는 중앙대병원 전공의 170명, 고려대 안산병원 전공의 149명,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 29명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로 사직서를 제출한 인원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세브란스 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공의들은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전임의 총 300여 명 중 10여명이 사직서를 냈다. 전공의 사직서는 아직 접수된 바 없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고대안암병원, 건국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도 접수된 전공의 사직서는 아직 없다. 다만 이날 오전 10시부터 제출을 시작한 만큼 추가 접수 건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의료계 집단휴진 관련 긴급 대책회의 /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수도권 20개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인력 358명에 대한 개별 명령서를 발부했다. 전날 집단 휴진에 나선 수도권 수련병원의 전공의·전임의를 대상으로 업무개시 명령을 내린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명령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비운 전공의·전임의에게 개별 업무개시 명령을 내린 것이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대다수 휴진자가 휴대전화를 끄고 연락을 받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명령서 수령을 회피했다. 병원 관계자 등에게 명령서 수령증과 확인서를 교부한 뒤 휴진자에게 송달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채증을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협은 2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2시간 동안 연락 가능한 모든 휴대기기를 끄고 외부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블랙아웃(Blackout) 행동지침’을 시행했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외부에서 오는 온갖 오보와 허위사실을 차단하고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지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무개시명령을 받고 저를 비롯한 전공의 선생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정부의 강압적 태도에 불안하겠지만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를 믿어 달라”고 전공의들에게 호소했다.

한편 정부 측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역시 업무개시 명령의 대상이며 똑같이 명령에 불응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중수본 측은 “어제 방문한 수련병원을 재방문해 전공의 등이 복귀했는지 점검하고 만약 복귀하지 않았을 경우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무개시 명령에 응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면허 정지 또는 취소와 같은 행정처분도 가능하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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