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이성윤에 힘싣고 윤석열 더욱 고립...檢 인사 특징은

이성윤 신임받는 검사들 모두 요직 꿰차고
그나마 남았던 윤석열 측근 모두 지방으로
추미애 아들 수사 동부지검 인사도 '관심'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인사는 검찰 조직의 무게중심을 윤석열 검찰총장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더욱 실어줬다. 이 지검장이 신뢰할 만한 인물들이 중앙지검 1~4차장 등 요직을 모두 차지했고, 윤 총장을 가까이서 보좌한 참모진과 그나마 남아있던 ‘윤석열 사단’ 검사들은 모두 지방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법무부는 27일 고검검사급 검사 585명, 일반검사 45명 등 검사 630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하고 내달 3일 단행하기로 했다.

중앙지검 1~4차장은 각각 김욱준(사법연수원 28기), 최성필(28기), 구자현(29기), 형진휘(29기) 차장검사가 맡는다. 이 지검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욱준 현 중앙지검 4차장은 지난 인사 이후 4명의 중앙지검 차장 중 유일하게 남아 1차장으로 이동했다. 4차장으로 있으면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기 사건, ‘n번방’ 사건 등 수사를 지휘해왔다. 2차장으로 오는 최성필 의정부지검 차장은 이 지검장과 2011년 법무연수원 교수로 함께 근무한 이력이 있다. 그는 여성아동범죄조사부와 조사부 수사를 지휘하게 된다. 신임 3차장인 구자현 법무부 대변인은 추미애 장관의 참모 역할을 해와 신임을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끝으로 4차장인 형진휘 서울고검 검사는 이 지검장이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강력부장으로 있을 때 감찰2과장으로 일한 인연이 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이번 인사에서 특히 법조계의 주목을 받은 부분은 추 장관이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담당한 정진웅(29기) 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차장검사로 승진시켜줬다는 점이다. 정 부장검사는 서울고검에 감찰 대상이자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에서도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가게 됐다. 앞서 검언유착 수사를 지휘한 이정현 전 중앙지검 1차장이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검사장 승진을 한 데 이어 정 부장검사도 승진한 것이다. 한편 이 수사는 변필건(30기) 현 중앙지검 형사7부장이 신임 형사1부장으로 와 이어받는다.

이외에도 검찰 요직 중 하나로 평가되는 서울남부지검 2차장에는 오현철(29기) 중앙지검 조사1부장이 승진해 가게 됐다. 오 부장검사는 옵티머스 사건을 맡아왔으며, 이 지검장의 몇 안 되는 경희대 후배로 이 지검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지검장과 대검 근무 시절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진 김형근(29기)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장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해 가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반면 윤 총장을 대검에서 보좌한 중간간부들은 모두 지방으로 떠나게 됐다. 윤 총장의 ‘입’ 역할을 하며 가까이서 참모 역할을 수행한 권순정(29기) 대검 대변인은 1년 만에 전주지검 차장으로 가게 됐다. 또 박영진 형사1과장은 울산지검 형사2부장으로, 구상엽 국제협력담당관은 마산지청장으로, 김영일 수사정보1담당관은 제주지검 형사1부장 등으로 갔다. 대검의 많은 검사들이 유임을 신청했고, 법무부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인 검사들은 유임하겠다고 인사 기조를 발표한 바 있으나 1년을 채우지 못한 채 떠나야 한 참모들도 일부 있다.

대검은 물론 그나마 중앙지검에 남아있던 ‘윤석열 사단’ 막내급 검사들도 지방으로 발령 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수사해온 이복현(32기) 경제범죄형사부장은 윤 총장이 특별히 아꼈던 후배 중 한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검사는 대전지검 형사3부장으로 간다. 윤 총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태은 공공수사2부장도 대구지검 형사1부장으로 떠난다.

추미애 장관의 아들 관련 수사를 하는 서울동부지검의 인사도 눈에 띈다. 신임 동부지검 차장이 된 김양수 수원지검 2차장은 신천지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방해 등 관련 의혹 사건을 수사했다. 김 차장검사는 이만희 신천지 회장을 구속시켜 추 장관의 눈길을 끈 것으로 전해진다. 김 차장검사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는 추 장관이 “이제는 신천지까지 저를 공격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적은 때였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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