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로 NBA 파국 막은 농구황제

조던, 흑인선수들 만나 의견청취
구단주들에 "지금은 들을때" 설득
멈춰선 플레이오프 재개 이끌어

마이클 조던/위키피디아

“지금 당장은 (선수들의 말을) 들을 때지 (구단이)말할 때가 아닙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사진)의 말 한마디가 흑인 피격사건 이후 멈춘 미국 프로농구(NBA)를 다시 움직이게 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는 선수들의 보이콧으로 플레이오프 경기를 하지 못했던 NBA가 하루 만인 28일 경기 재개로 가닥을 잡은 배경에 조던이 있었다고 전했다.

밀워키 벅스 선수들은 최근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관에게 총격을 받은 데 대한 항의의 표시로 전날 플레이오프 경기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했고 다른 팀들도 잇따라 경기를 거부했다. NBA 선수들 간의 회의에서는 아예 시즌을 중단하자는 강경론까지 등장했다.


NBA 구단주들은 급히 화상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샬럿 호니츠 구단주 조던이 구단주들과 선수들을 중재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우선 선수협회 회장인 크리스 폴(오클라호마시티), 휴스턴 로키츠의 스타 선수 러셀 웨스트브룩과 연락을 취해 흑인 선수들의 느낀 좌절감을 전해 들었다. 이후 구단주 회의에 참석해 “지금은 선수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단주들은 만장일치로 선수들의 입장을 지지하기로 결정하고 일단 경기를 치르는 게 NBA가 선수들의 목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또 앞으로 선수들의 목소리를 더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리그 차원에서 마련하기로 했다.

선수들도 구단주들의 결정에 화답했다. 28일 두 번째로 가진 회의에서 팀에 복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구단주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ESPN에 “현역 시절 우승을 여러 차례 차지한 최고의 선수이면서 구단주이기도 한 조던은 중재를 맡길 최적의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ESPN은 측근의 말을 인용해 “조던이 후배들이 인종차별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 경외심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송영규기자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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