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1,500명 앞서 수락 연설…트럼프 불꽃놀이까지 하며 자축

"바이든이 망친 47년 복원 노력"
70여분간 39차례 짚으며 공격
연설 내내 코로나 과거형 언급
언론 '이곳만 다른 시대' 꼬집어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대선후보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통령후보 수락 연설을 하며 4일에 걸친 공화당 전당대회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 1,500여명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성대한 불꽃놀이까지 벌이며 진행한 이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조 바이든의 어젠다는 ‘메이드 인 차이나’, 나의 어젠다는 ‘메이드 인 USA’”라며 미국을 떠나는 기업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70여분간의 연설에서 총 39차례 바이든 후보의 이름을 언급한 그는 “바이든이 지난 47년간 끼친 피해를 되돌리기 위해 4년을 보냈다”고 강조한 뒤 자신의 업적이 바이든 후보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47년 전인 1973년 델라웨어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이든 후보와 달리 자신은 중국을 향해 “그들이 초래한 비극에 대해 완전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대(對)중국 압박을 강하게 지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할 것이라며 세금 인하,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과 중국 의존 종식을 약속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이 진행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1,500여명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다닥다닥 모여 있었다. 트럼프 재선캠프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켰다고 주장했지만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참석자들과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발열 체크도 하지 않았고 손 소독이나 거리두기 같은 방역수칙을 강조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전했다. 특히 연설 내내 코로나19 사태를 과거형으로 묘사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18만명을 넘어선 이날 이곳(백악관 사우스론)은 마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것 같았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전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설하는 사실을 겨냥하며 “백악관이 소품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가 재선에 도전하며 이 같은 일을 하거나 내가 백악관 잔디밭이나 로즈가든에서 그랬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지금 우리(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트럼프의 미국 안에 있다는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첫 단독연설을 한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 역시 이날 “트럼프는 쩨쩨하고 앙심을 품은 사람이며 주식시장에 집착하고 중국 정부에 굴복했다”면서 가세했다.

오는 11월 대선의 대진표가 공식적으로 완성된 날 ‘네거티브 공방’을 주고받은 두 후보를 두고 현지 언론은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WP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모두 마무리된 지금 남은 것은 서로를 향한 비방뿐”이라며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곽윤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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