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해서 내 돈 벌자"…칼퇴 뒤 '주식 스터디' 한달에 두번은 '부동산 임장'

[토요워치-재테크에 빠진 2030]
"적금 드느니 투자가 낫다" 학구열 불태워
교육 플랫폼·관련 동호회도 덩달아 인기


# 6년차 직장인 김씨의 주말생활 패턴은 올 들어 180도 달라졌다. 지난 3월 직장인 부동산 스터디에 참여하면서부터다. 토요일 오전 스터디 멤버들과 한 주 동안 각자 조사해온 관심지역을 분석하고 관련 내용을 공유한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까지 특정 지역을 정해 스터디원과 함께 직접 ‘임장(현장답사)’도 다녀온다. 김씨는 “최근 몇 개월 새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내 집을 마련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부린이(부동산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부동산 초보를 뜻함)’인데다 모아둔 돈도 적어 우선 관련 지식과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사회 초년생인 20대 박씨는 ‘칼퇴’ 후 곧바로 화상회의 앱 ‘줌’을 켜고 학생으로 돌아간다. 줌을 통해 재테크 전문가의 강의를 들은 후 다른 수강생들과 함께 주식 보충학습을 하는 식이다. 수업이나 보충학습이 없는 날에는 주식이나 재테크 관련 서적을 읽으며 저녁 시간을 보낸다. 박씨는 “코스피가 1,400대까지 폭락한 3월 주변에서 삼성전자 등을 매수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관련 지식이 없어 선뜻 뛰어들지 못했다”며 “초저금리 기조에 적금을 드느니 주식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 뒤늦게나마 주식 공부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20·30대 젊은층의 재테크 학구열이 뜨거워지면서 모바일교육 플랫폼과 관련 동호회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교육 서비스를 진행하는 클래스101은 올 들어 6개월 만에 누적 방문자 수가 850만명에서 1,400만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 20·30대의 재테크 학습 수요를 재빠르게 파악해 재테크 강의를 대폭 확대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클래스101의 개설 수업 수는 460여개에서 830여개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다른 모바일교육 플랫폼인 탈잉 역시 업계 전문가뿐 아니라 인플루언서까지 섭외해 다양한 형태의 온오프라인 재테크 강의를 제공한다.

취미·모임 앱인 소모임에서도 부동산·주식 등 재테크 모임에 참여하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다. 20·30대만을 회원으로 받는 모임도 다수다. 40대 이상보다는 20·30대에 상대적으로 재테크 초심자가 많다는 점에서 초보들도 자유롭게 본인의 의견을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주식 소모임을 운영하는 한 모임장은 “올 들어 30대뿐 아니라 20대 가입자도 크게 늘었다”며 “주식 왕초보부터 중수까지 다양한데 혼자 공부하고 투자하다가 어려움을 느끼고 함께 공부하기 위해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부동산 모임을 운영하는 한 모임장은 “평일 저녁마다 부동산 대책을 분석해보거나 지역별 투자 유명지역을 함께 살펴보는 식으로 공부하고 주말에는 쪼개져서 임장을 다녀와 정보를 공유하는 식으로 운영된다”며 “스터디원 대부분이 내 집 마련을 꿈꾸는 20·30대”라고 설명했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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