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구글맵 캡처
서부 아프리카 해상 피랍사건 두 달 만에 가나 앞바다에서 한국인 선원 2명이 무장 괴한에 납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온라인 매체 ‘드라이어드 글로벌’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8일 오전 8시 4분께 토고 로메 항에서 남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해역에서 참치 조업 중이던 가나 국적 어선 500t급 ‘AP703’호가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이 어선에는 한국인 선원 2명과 가나 현지 선원 48명이 승선한 상태였다. 무장 세력은 이 중 한국인 선원 2명만 다른 선박으로 옮겨 태운 뒤 나이지리아 쪽으로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납치 세력의 신원과 정확한 소재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국인 선원들의 안전 여부도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가나 선원 48명은 현재 AP703호를 타고 가나로 귀환 중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본부에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해당 공관에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국내 관계기관, 가나·나이지리아 등 당국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피랍 선원 석방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부 아프리카 해상에서 한국인 피랍 사건이 벌어지기는 두 달 만이다. 지난 6월 24일 서부 아프리카 베냉 코토누 항구로부터 약 111㎞ 떨어진 해상에서 참치잡이 조업 중이던 ‘파노피 프런티어’호에 승선해 있던 한국인 선원 5명이 무장 세력의 공격을 받은 뒤 납치됐었다. 이들은 피랍 32일째인 지난달 24일 나이지리아 남부지역에서 무사히 풀려난 뒤 지난 23일 귀국했다.
또 지난 5월 3일에도 가봉 리브리빌 인근서 새우잡이를 하던 50대 한국인 남성이 해적에 피랍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서부 아프리카 해상에서 한국인 피랍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고와 가나 해역을 포함한 기니만(灣) 일대는 한국 정부가 지난 7월 3일부로 ‘해적 고위험 해역’으로 처음 설정하고 해외공관, 선주 등을 통해 조업 중단을 권고한 곳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6일 제프로 온예아마 나이지리아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해적 납치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서아프리카 지역의 해상안보 강화를 위해 나이지리아 측의 적극적 대응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경림기자 forest0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