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낙선 이어 당 대표 경선서도 눈물…김부겸 어디로 가나?

이낙연(60.77%), 김부겸(21.37%), 박주민(17.85%)로 간신히 2위
김부겸, 정치적 소득 없이 오히려 내상만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한 기호2번 김부겸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민주당 유튜브 채널 ‘씀TV’를 통해 온택트(온라인을 통한 비대면)방식으로 진행됐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전 의원이 29일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신임 대표에게 큰 표 차로 패해 정치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 총선에서도 낙선한 데 이어 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도 떨어지면서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면서 김 전 의원의 정치적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6월 초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2년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당대표직 7개월 수행 후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이 대표를 겨냥한 과감한 승부수였다. 레이스 초반 ‘이낙연 대세론’을 향한 견제심리가 결집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측면 지원설,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연대설까지 거론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 성향의 박 의원이 전격 출사표를 던지면서 전대가 3자 구도로 재편됐고, ‘승부수가 무리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김 전 의원의 경선 최종 득표율은 21.37%였다. 이 대표는 60.77%, 박 의원은 17.85%였다.

특히 김 전 의원은 가중치가 높은 대의원 투표에서 29.29%로 박 의원(13.51%)을 앞질렀을 뿐 권리당원(김부겸 14.76%, 박주민 21.51%)과 국민여론조사(13.85%, 22.14%), 일반당원 여론조사(18.05%, 19.15%)에서는 모두 3위에 머물렀다.

김부겸 캠프의 한 관계자는 “애초 양자 대결시 30% 중반 이상만 득표하면 성공이고, 20% 대로 내려가서는 안 된다고 봤다”며 “하지만 박 의원이 친문 권리당원 표를 많이 가져가면서 예상보다 고전했다”고 분석했다.

전국적 수해 발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경선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추격의 기회를 많이 가지지 못한 것 역시 김 전 의원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영남권역의 대의원 지지세를 확인한 것은 위안거리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대선후보 경선 국면에 대비해 재기를 암중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김부겸 전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나와 끝까지 레이스를 마쳤지만 국회의원에 당선된 현역의원만도 176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의 당 대표 선출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며 “김 전 의원의 경우 당 대표 경선에 나오면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 확대를 꾀하려 했지만, 결국 아무런 정치적 소득 없이 막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