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정치공백 피해야"...'스가 대망론' 뜬다

다케시타 등 주류 파벌서
스가 지지 목소리 커져

스가 요시히데(왼쪽부터) 관방장관,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후임 자리를 놓고 집권 자민당에서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대망론’이 뜨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3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스가 관방장관은 사임을 표명한 아베 총리의 후계를 결정하는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기로 하고 이 같은 의향을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에게 전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다음달 1일 이후 출마 의향을 직접 밝힐 방침이다.

스가 관방장관이 출마의 뜻을 드러내자 자민당의 최대 파벌이자 아베 총리의 출신 파벌인 호소다파(소속 의원 98명) 내에서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른 주류 파벌인 다케시타파(소속 의원 54명)와 아소파(54명)에서도 스가 관방장관을 밀어주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익명의 한 관계자는 스가 관방장관이 도쿄에서 니카이 간사장과 29일 회담을 갖고 총재 선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니카이 간사장은 “힘내달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카이 간사장은 총재 선거 실시 방식 등을 일임 받은 만큼 이번 선거에 미칠 영향력이 막대하다.


이처럼 주류 파벌들이 스가 관방장관 쪽으로 기우는 것은 아베 총리 퇴진에 따른 ‘정치 공백’을 피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아사히는 “스가 관방장관을 지지하는 의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치 공백을 피한다는 점’을 대의명분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재집권한 이후 장기간 관방장관을 지내온 만큼 아베 정권의 정책을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전격 사임을 표명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과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등 다른 ‘포스트 아베’ 유력 후보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베 총리는 줄곧 기시다 정조회장을 자신의 후계자로 점찍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스가 관방장관에 대해 포스트 아베의 유력한 후보임에는 틀림없다고 밝혔다.

자민당은 9월 14일 양원 의원총회에서 총재 선거를 실시할 방침이다.당원 투표는 실시하지 않고, 국회의원 394표와 각 도도부현련 141표 등 합계 535표로 실시한다. 이후 17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새 총리를 선출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자민당은 다음달 1일 총무회를 열어 양원 의원 총회에서의 총재선거 실시를 결정하기로 했다. 당 규칙에 따라 긴급 상황에서는 당원 투표를 생략하고 총재를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

양원 의원총회에서의 총재 선거에서는 당원 투표 대신 47개 도도부현 대표자 3명에게 1표씩 할당된다. 통상적인 총재 선거보다 국회의원 표 394표의 비중이 크다. 유효투표의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새 총재로 당선된다. 과반수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결선투표를 한 결과 국회의원 표와 지방자치단체 연 1표로 당일 실시한다. 새 총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인 2021년 9월 말까지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