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등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공개(IPO) 청약을 앞두고 공모주 펀드에 불과 일주일 만에 4,000억원이 몰리는 등 자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워낙 청약경쟁률이 높아 펀드에 배정되는 공모주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펀드에서 투자하는 공모주 외에 다른 자산이 결국 공모주 펀드 전체의 수익률을 좌우하고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3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주 펀드에 지난 한 주에만 3,905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또 한 달 동안 7,847억원, 3개월 기준으로는 1조4,33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공모주 펀드 설정액이 2조9,848억임을 감안하면 약 절반의 투자금이 지난 3개월간 들어온 셈이다.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지난 한 주간 3,975억원, 한 달간 2조2,191억원, 3개월간 8조838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공모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신통치 않다. 총 113개 공모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주간 0.46%, 한 달간 0.28%, 지난 3개월간 3.58%에 그쳤다. 연초 대비 수익률도 4.48%에 불과했다. 지난 1개월·3개월 각각 4.04%, 18.65%의 수익률을 거둔 국내주식형 펀드는 물론이고 채권혼합형 펀드(1개월 0.85%·3개월 4.44%)에 비해서도 저조하다.
무엇보다 운용전략에 따라 펀드별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올 들어 수익률이 월등히 좋았다.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A펀드는 연초 이후 29.04%의 수익률을, 하나UBS코스닥벤처기업&공모주증권투자신탁 A는 25.53%,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A)는 22.98%였다. 코스닥벤처펀드의 경우 카카오게임즈와 같은 코스닥시장 공모주를 물량의 30%까지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데다 연초 이후 코스닥시장이 활황세를 띠면서 수익률이 급등했다. 거래소 상장기업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하는 하이일드펀드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저조했다.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만큼 코스닥벤처펀드나 코넥스하이일드펀드에 비해서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작지만 대신 기대 수익률도 낮을 수밖에 없다.
특히 사모 전문 운용사의 경우 수익률이 돋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관 청약의 경우 펀드별이 아닌 운용사별로 신청을 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 운용사에서 공모주 펀드의 운용 사이즈가 커질수록 개별 펀드에는 돌아가는 물량이 적다. 반면 공모주 펀드 규모가 작은 운용사일수록 물량 배정에 있어 유리하다. 이에 따라 대형 공모주 펀드를 운용하는 공모펀드 운용사들이 펀드 수익률 방어를 위해 자금을 더 이상 받지 않는 ‘소프트 클로징’을 잇따라 하고 있다. 한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요즘 판매사들로부터 신생 소형 사모 전문 운용사에 공모주 펀드 설정 의뢰가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공모주 배정은 쥐꼬리만큼 받고, 나머지 코스닥·코넥스·하이일드 자산의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펀드 수익률이 예상보다 부진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실제로 손해가 난 공모주 펀드도 있다. 오광영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인기 IPO 기업의 경우 청약경쟁이 워낙 치열해 코스닥벤처펀드·코넥스하이일드펀드와 같이 물량을 따로 배정하는 펀드들도 공모주를 얼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공모주 투자 외에 나머지 펀드 자산의 ‘알파’ 투자 전략이 펀드의 성과를 좌우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