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환경규제"..韓, LNG선 초격차 기술로 '싹쓸이 수주'

[에코 경영이 경쟁력이다] <4>친환경 선박 선도하는 韓조선
올부터 IMO 탈황 규제 본격화
친환경 LNG선 발주 크게 늘어
韓, 엔진·화물창 등 선제투자로
글로벌 물량 80% 따내며 독주
中, 금융지원 앞세워 韓 맹추격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LNG추진 대형 컨테이너선. /사진제공=삼성중공업(010140))는 모두 독자적인 LNG 연료 공급 시스템을 구축했고, 전용 엔진 적용 사례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핵심 기자재인 LNG 화물창 건조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내 조선소들은 선체와 화물창을 일체화한 ‘멤브레인’ LNG 화물창을 개발해 이 시장을 선점했던 일본을 넘어설 수 있었다. 선주들이 일본의 모스 타입보다 적재 용량이 40% 더 큰 멤브레인을 선호하며 한국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 시장을 지배했다. 자연 발생하는 증발가스를 100% 액화해 화물창에 집어넣는 ‘완전재액화시스템(FRS)’도 한국 조선산업이 LNG운반선에서 격차를 유지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의 글로벌 LNG운반선 수주비율은 80%를 넘어섰다. 2018년에는 글로벌 LNG선 발주량 72척 중 66척을 수주, 2019년에는 60척 중 48척을 차지했다.

中, 기술개발·제휴 등으로 맹추격

주요 경쟁국인 중국은 자국 발주 물량을 기반으로 LNG추진선 건조 경험을 축적하며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LNG운반선 사고와 2019년 LNG추진선 인도 지연으로 신뢰도 확보에 차질을 겪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 후동중화조선이 건조한 LNG운반선인 글래드스톤호(Gladstone)가 인도된 지 19개월만인 2018년 6월 호주 인근 해역에서 고장으로 멈췄고, 중국선박공업(CSSC)은 프랑스 선사 CMA-CGM이 발주한 LNG연료추진 2만3,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9척 인도를 기술 부족으로 1년 이상 무더기 지연하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 또한 2013년 컨테이너선 침몰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며 장기 침체에 직면했다. 정기대 포스코경영연구소(POSRI) 연구원은 “글로벌 조선업계가 LNG추진선 시대로 개편되면서 한국 조선업이 시장 개척의 호기를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주 범위(대형 컨테이너, 대형 탱커, 대형 벌커) 확대는 물론, 기자재 사업도 확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국 조선업이 손뼉만 치고 있을 여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중국 조선업계는 한국 추격을 위해 제작 기술은 물론 관련 부품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선주사들에는 대규모 금융지원을 미끼로 수주를 받아 건조 경험을 쌓고 있다. 부족한 기술력을 메우기 위한 움직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장쑤양쯔강조선그룹은 지난해 일본 미쓰이그룹 계열사와 함께 장쑤양쯔미쓰이조선을 설립, 2022년 중형 LNG 운반선 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 선박공업집단도 산하 연구소를 동원해 초대형 LNG선 설계·개발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IMO 2050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탈(脫) LNG시대가 됐을 때 차세대 선박핵심기술을 선점하지 못하면 조선분야 리더십과 기술적 주도권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기대 연구원은 “경제성과 안정성을 강화한 스마트 선박 기술을 비롯해 암모니아·전기·수소전기연료전지 등 다양한 추진에너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