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정가제에 대한 전국 서점 및 출판사 1,000곳의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67.4%가 현행 제도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국출판인회의가 1일 밝혔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오는 11월 일몰을 앞둔 도서정가제에 대한 출판계 및 서점가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긴급 도서정가제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 대상은 한국출판인회의 회원사 및 인터파크송인서적 채권단에 속한 2,500개 출판사와 한국서점조합연합회 회원사 1,500개를 포함한 전국의 서점 2,100개 등 총 4,600곳이었으며, 지난 달 19일부터 4일간 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1,001개사 의견이 수집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먼저 10곳 중 7곳이 현행 도서정가제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도서정가제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이 67.3%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응답(16.3%)보다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서점(71.6%)과 출판사(66.7%) 모두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도서정가제가 구체적으로 어디에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경쟁 완화( 58%)’와 ‘공급률 안정(5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도서정가제가 동네 서점 활성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도움을 준다(64.7%)’가 ‘도움이 안 된다(19.9%)’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실제 동네 서점 전용앱인 퍼니플랜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5월 기준 전국의 독립 서점은 583개다. 2014년에 100개가 안 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5배가 넘게 증가했다. 이전부터 영업했던 동네 서점과 합치면 현재의 서점 수는 2,300여 곳으로, 2015년 2,165개보다 약 7% 이상 늘었다.

도서정가제 개정 방향에 대해서는 강화 또는 유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출판사는 강화 39.4%, 유지 32.2%, 서점은 강화 68.9%, 유지 23.8%의 응답률을 보였다.

출판인회의는 “출판산업은 지난 20년간 침체 일로를 걷다가 2014년 이후에야 하락세가 조금 완만해지고 있고 지역 서점은 이제 막 뿌리가 자라기 시작했지만, 꽃을 피우기에는 아직도 양분이 부족한 상태”라며 “도서정가제가 훼손되면 당장 1,000개 이상의 서점과 1만 개의 작은 출판사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