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018880)이 ‘부정적’ 등급전망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했다. AA0등급의 우량한 신용도와 국내 자동차부품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시장 지위가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이날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7,3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특히 장기물인 7년물에도 모집금액의 두배수가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1,400억원어치 발행하는 3년물에는 4,70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와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300억원 규모 모집한 5년물과 7년물에도 각각 1,800억원, 800억원이 들어왔다. 회사는 개별 민평금리 대비 -30bp(1bp=0.01%포인트)~+40bp 수준을 희망금리로 제시했다. 매수 주문이 몰리면서 발행 금리도 희망금리밴드 중단인 +11~+35bp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한온시스템은 국내 대표 자동차부품사로 글로비스 등 현대차(005380) 계열사를 제외하면 1위의 시장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방 완성차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부품사들의 실적이 크게 감소한 것에 대해 우려해왔다. 한온시스템도 올해 2·4분기 578억원 영업적자를 내 지난해 1,123억원 흑자 대비 크게 악화됐다.
특히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마그나(Magna) 그룹의 FP&C(현 E&FP)을 인수하면서 약 1조3,000억원의 자금이 소요되면서 지난해 말 순차입금이 2조원까지 급증한 상황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반영해 상반기 회사의 신용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잇따라 강등했다.
그러나 올해 악화된 재무지표와 부정적인 업황에도 불구하고 AA0등급의 우량한 신용도가 투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M&A를 통한 자동차 공조부품 시장에서의 우수한 시장지위와 매출지역 및 고객기반 다각화 노력도 향후 회사의 실적 우려를 덜고 있다는 분위기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강등된다고 해도 AA-등급으로 여전히 우량한 수준이고, 사업부문과 회사의 시장 지위 등을 감안했을 때 수익성 회복이 어렵지 않을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친환경차 부품 매출 비중이 확대되고 있고 수주잔고도 느는 추세로 중장기 수익 기반이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