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이후에도 급등을 이어가고 있는 테슬라와 달리 국내 부품 관련주들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액면분할 후 첫 거래에 나선 테슬라의 주가는 시장 우려와 달리 전 거래일보다 12.57%(55.64달러) 급등한 498.32달러에 마감했다. 5대1의 액면분할 전이라면 테슬라의 주가는 2,491.6달러로 2,500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된 셈이다. 테슬라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74.15%나 올랐다.
하지만 연초만 해도 테슬라 주가가 오르면 따라서 급등하던 국내 테슬라 관련 부품주들은 좀처럼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센트랄모텍(308170)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한 급락 이전까지는 테슬라 주가 움직임과 비슷한 모습을 보였지만 회복장에서 좀처럼 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 센트랄모텍은 지난 3월19일 1만8,400원까지 떨어진 후 현재 2만4,850원으로 35%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특히 최근 한 달 동안에는 오히려 10.59% 하락했다.
테슬라 관련주로 올 초 승승장구했던 다른 부품사들의 주가도 비슷하다. 최근 한 달 사이 영화금속(012280)은 18.86% 하락했고 삼화전자(011230)와 삼화전기(009470)도 10.38%와 6.48% 떨어졌다. 우리산업(215360)은 5% 내렸고 아모그린텍(125210)도 0.76% 하락했다. 반면 코스모화학(005420) 25.82%를 비롯해 계양전기(012200) 16.43%, 대우부품(009320) 6.34%, 엠에스오토텍(123040) 3.17%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테슬라 관련주로 분류되는 10개 종목의 8월 이후 평균 주가 변동률은 -0.03%로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테슬라 주가가 97% 급등할 때 이들 종목 주가가 30.35% 상승한 것과도 대조적이다.
부품기업들이 테슬라 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우선 이들 부품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센트랄모텍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56%가량 줄었고 삼화전자는 적자폭이 늘었으며 아모그린텍은 적자전환했다.
이와 함께 테슬라의 최근 주가 급등이 전기차 제조업체가 아닌 2차전지·자율주행·빅데이터 등을 아우르는 성장 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부품사와의 주가 비동조화가 강해지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의 기업가치에 대해 “테슬라 주가는 고평가 논란이 있지만 전기차 가치의 중심은 부품사가 아닌 완성차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테슬라는 완성차의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것보다 전기차 핵심기술을 보유한 채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판매, 구독경제 등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