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여성의 삶] 300만 넘은 여성 1인 가구…“범죄 불안은 여전”

여성 1인 가구 10년 전 대비 1.5배 증가해
고용률과 임금 성별 격차 지속적으로 감소
‘불법촬영’ 등 범죄 공포는 여전히 높은 편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이 확대됐지만 불법촬영 등 각종 범죄에 대한 노출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역할을 지원하는 제도 개선과 복잡해진 성범죄를 예방하는 여성 관련 정책의 다양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여성가족부는 2일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발표했다. 여가부는 지난 1997년 이후 매년 양성평등주간마다 여성의 모습을 부문별로 조명하는 해당 통계를 제공해왔다. 올해는 양성평등기본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존 7월이었던 양성평등주간이 9월 첫째 주로 바뀌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 확대는 가족 내에서부터 나타난다. 올해 여성 가구주 비율은 31.9%로 10년 전과 비교해 5.8% 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여성 1인 가구가 지난해 기준 309만 4,000가구로 2010년과 비교해 1.4배 규모로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새로 가구를 구성하는 여성의 초혼 연령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30.6세로 남성과(33.4세)보다 낮지만 2009년(28.7세)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왔다.

공공의사결정과정에서 여성의 역할도 커졌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의원 300명 중 여성은 57명으로 역대 최대 비율(19%)을 기록했다. 여성 장관 비중도 6명으로 전체(18명)의 33.3%를 차지했다. 다만 기초자치단체장 중 여성은 2014년 9명 대비 2018년 8명으로 소폭 줄었다. 공공기관 및 민간 사업장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지난해 기준 19.8%로 10년 전(14.1%)과 비교해 5.7% 포인트 증가했다.


고용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여성 고용률은 51.6%로 10년 전(47.8%) 대비 3.9% 포인트 증가했다. 남성(70.8%)과의 고용률 차이도 19.1% 포인트로 10년 전(22.4% 포인트)보다 줄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 증대가 취업시장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여성의 평균 시간당 임금도 지난해 기준 1만 6,358원으로 남성(2만 3,566원)보다 적지만 격차는 10년 전과 비교해 감소했다. 다만 여성의 고용률이 30대에 결혼·임신·출산 등으로 경력단절 발생이 나타나고 이후 40대에 재취업하는 양상은 과거와 유사하게 나타나는 실정이다.

‘n번방’ 사건 등으로 심각성이 드러난 여성 성착취 문제도 이번 조사에 통계로 드러났다. 불법촬영 검거 건수는 2018년 기준 5,613건으로 2013년(4,380건) 대비 증가했다. 성폭력 발생건수도 2013년 2만 8,786건에서 2018년 3만 1,396건으로 증가했다. 관련 범죄의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임을 고려하면 성착취 문제에 대한 공포가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여성의 비율은 2018년 57%로 10년 전에 비해 10.8% 포인트 줄었다. 다만 남성(44.5%)에 비해는 여전히 10% 포인트 넘게 높은 것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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